매일신문

김천 부상1리.월명2리 도로 막혀 '육지섬'

"먼 곳을 내다볼 수 있는 조망권은 포기하더라도 마을의 숨통은 틔워놔야 할 것 아닙니까".

마을 앞뒤로 5~25m 정도 높이의 중부내륙고속도로와 김천~대구간 4차로 국도 신설 공사가 한창인 김천시 남면 부상1리와 월명2리. 이곳 주민들은 높이 쌓아올린 도로 둑이 마을 앞뒤를 감싸고 지나는 바람에 공사로 인한 각종 피해는 물론 마을 사람들이 숨쉬기조차 힘들어졌다고 하소연이다.

아포읍을 지나 남면 일대로 이어지는 중부내륙고속도로는 이곳 부상1리 마을 앞을 통과하는 400여m 구간에선 높이 20~25m로 높게 성토돼 지난다. 현재 이 구간중 240m 정도는 성토가 거의 마무리됐고 나머지는 조만간 공사가 시행된다.

설상가상격으로 마을 뒤쪽으론 김천~대구간 국도 4차로 확장 노선이 높이 5m 정도로 지나 마을은 2개 신설도로 사이에 끼여버린 형국이 됐다.

주민 대표 김성복(58)씨는 "작년 초부터 마을 앞뒤로 성토 공사가 진행되는 바람에 분진, 소음공해, 영농피해가 말할 수 없었고 성벽처럼 마을 앞뒤를 가로막는 바람에 조망권은 물론 마을을 완전 망쳐버렸다"며 "마을 앞뒤 전체 노선을 교각으로 설치해 주거나 전체변경이 힘들면 남은 구간만이라도 교각 설치해 줄 것"을 요구했다.

그는 또 "한국도로공사와 부산지방국토관리청에 성토 높이를 낮추거나 교각설치로 변경해 줄 것을 수차례 요구했지만 번번이 예산 타령만 하며 공사가 강행됐다"며 "교각을 설치해 주지 않을 경우 오는 15일쯤 주민 100여명이 한국도로공사를 항의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상1리 이남일(50)씨는 "도로 완공후 방음벽 높이까지 합치면 마을 앞뒤를 지나는 도로 높이는 8~30m에 달해 마을은 공기조차 통하지 않아 숨쉬기가 어려워진다"며 "고속도로 성토 현장 뒤편에 있는 문중산에 납골당을 설치하려다 도로가 너무 높아지는 바람에 결국 포기했다"고 털어놨다.

김천.이창희기자 lch888@imaeil.com

사진 : 김천시 남면 부상1리 한 주민이 마을앞에 20여m 높이로 성토된 중부내륙고속도로 공사현장을 가리키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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