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내음, 꽃 향기와 함께 마라톤 대회가 흐드러졌다.
대회때마다 수천, 수만명의 달림이들이 도전하는 마라톤은 이제 뜀박질 이상의 국민적 축제로 자리잡았다.
기록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나만의 축제를 즐기면 되지 기록이 무슨 대수랴. 벚꽃, 진달래 만발한 호숫길을 달리다 보면 '내가 몰랐던 내 안의 힘'을 발견하고 새 마음도 그려진다.
천천히, 느긋하게 봄을 달려보자.
◇고통뒤의 환희
직장인 황영삼(대구달마클럽)씨는 지난해 10월 경주마라톤에서 두번째 풀코스에 도전했다.
대회전날 황씨는 소풍을 앞둔 어린이처럼 잠도 오지 않았고 걱정도 앞섰다.
자신반 기대반으로 황씨는 출발 포성과 함께 42.195㎞의 장정을 시작했다.
5㎞ 지점. 물과 이온 음료를 마시며 가볍게 달렸다.
몸이 점점 더 가벼워지며 풀코스 완주가 별것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소 무리를 하면서 동료들을 뒤로 하고 10㎞, 20㎞, 반환점을 무사히 돌았다.
30㎞지점. 동료들이 뒤에서 고함을 쳤지만 대꾸하기가 싫었다.
왠지 몸과 마음이 무거워졌다
38㎞ 지점에 들어서자 오른쪽 다리에 경련이 왔다.
어지럼증도 밀려왔다.
언덕길에서는 드러눕고 싶었다.
'여보 힘내~!'라는 아내의 목소리도 가물가물하고 도무지 앞으로 나가질 않는다.
그래도 뛰고 또 뛰고. '300m 남았다~'는 누군가의 외침에 혼미했던 머리가 쭈뼛서며 왠지 뜨거운 물기가 눈앞을 가린다.
마침내 골인. 고통해방. 이윽고 해냈다는 기쁨의 눈물이 주루룩.
◇대회 출전계획
풀코스를 뛰고 기록이 단축됐다고 철인 마라토너로 착각하면 안된다.
체력을 보호하고 마라톤 수명을 길게 하기 위해서는 연중 출전계획을 세워야 한다.
일반 마라토너들은 연중 2회 이상 출전하지 않는 것이 좋다.
봄, 가을 2회 출전이 무난하다.
풀코스를 한번 뛰고 나면 3개월 이상의 회복기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하프마라톤은 연간 4회 이내에서 출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무분별하게 출전하면 신체건강 리듬을 잃게 된다.
풀코스나 하프마라톤을 뛰고 나면 회복기 훈련으로 건강마라톤코스(10㎞)에 출전하면 큰 도움이 된다.
회복훈련을 겸하면서 경기경험을 쌓고 스피드를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대회전 준비 및 훈련
달림이들이 10㎞, 5㎞ 건강마라톤에 처음 도전할 때 가장 조심해야 한다.
대부분 대회 출전 욕망이 앞선 초보들인데다 충분한 훈련과 사전지식이 모자라 자칫 사고를 부를 수 있다.
먼저 대회 출전 한달 전부터 속도에는 개의치 않고 60분 정도를 3회 이상 달려보아야 한다.
이어 경기당일 날 착용할 러닝화를 신고 70~80% 페이스로 뛰어 10㎞ 기록을 체크해보고 마지막으로 일주일에 두번 정도 40분 이상 달려보아야 한다.
하프마라톤의 경우 겨울훈련을 체계적으로 쌓지 않았다면 가을에 도전하는 것이 좋다.
아니면 최소한 다음단계의 훈련을 거친 뒤 올 봄 하프마라톤에 도전해야 한다.
첫 주간에는 70~90분 3회 정도 훈련하고 두번째 주는 5㎞마다 기록을 체크하면서 도로 15㎞를 80% 페이스로 달린다.
셋째 주는 조깅 60~90분(처음 30분은 60%, 두번째 30분은 70%, 마지막 30분은 80% 이상 유지하며 달린다)과 5㎞마다 기록체크를 하면서 20㎞를 달린다.
이 기록을 바탕으로 출전 대회에서는 오버페이스를 하지 말아야 한다.
이춘수기자 zap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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