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노대통령 기자회견 문답>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11일 오전 춘추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불법대선자금

, 측근 및 친인척 문제와 관련한 검찰 수사발표, 국회 표결을 앞두고 있는 탄핵 문제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다음은 노 대통령과의 일문일답 요지.

▲모두 발언=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여러가지 걱정거리가 많으실 줄 안다. 오

늘 여러가지 주제에 관해 말씀드릴 수 있으나, 이미 약속한대로 대선자금, 저의 측

근과 친인척 비리문제와 관련해 먼저 입장을 말하고 질문이 있으면 그밖의 문제에

관해 성의껏 답하겠다.

먼저 죄송하다. 부끄럽고 난감하기 짝이 없다. 거듭 머리숙여 사과드린다. 번번

이 하는 사과, 말로 끝나는 사과, 그뒤엔 달라지지 않는 정치, 그래서 국민들은 사

과받기도 지치고 짜증나는 일이다. 오늘 사과를 다르게 하겠다. 책임지겠다고 이미

약속한 바와 같이 앞으로도 책임지겠다. 그리고 진지한 자세로 책임을 이행하도록

하겠다. 같은 일로 다시 사과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

대선자금과 그밖의 정치자금, 유용 혐의가 있는 금액 등 돈의 성격에 관해선 검

찰 발표와 다소 다르다는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 봐서 제가 추측하고

또 부분적으로는 확인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의 자금 규모는 거의 밝혀진 것 같다.

검찰의 능력에 대해 참으로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보기에 따라서는 '소름이 끼친

다'고 할만큼 검찰은 유능했다. 때로는 너무 힘들고 너무 한다 싶을 때도 있었다.

그러나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검찰에 대해 믿음직스럽다. 그간의 노고를 치하한다.

저의 대선자금이 '10분의 1'이 넘었는가 안넘었는가 이 문제를 얘기하기가 참 구차

하다. 그러나 이 문제는 시비가 되고 있고, 논의 방향이 문제의 본질을 왜곡하고 호

도하는 방향으로 갈 우려가 있어 나중에 이 문제에 관해서는 질문 있으면 따로 상세

하게 답하겠지만, 대체로 봐서 대선자금에 있어서 10분의 1을 넘지 않는다. 성격에

있어 약간 논란이 있는 부분이 있어 약간 차이는 있지만, 넘더라도 수억원을 넘지는

않는다. 그 부분은 양보를 해도 수억원을 넘지는 않는 것 같다. 문제는 넘느냐, 안

넘느냐가 문제의 본질은 아니다. 그것이 현저히 넘어서 말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상황이면 말에 대한 책임을 질 각오를 갖고 있다. 선거 참모들이 모두 구속됐다. 선

대위원장, 선대본부장도 구속됐으며, 유세본부장인 이재정 의원도 구속됐다. 참으로

죄송하기 짝이 없다. 국민 여러분들 뵙기 면목이 없다. 그 본인들과 가족에게 대해

서도 한없이 미안하다. 대통령은 내가 당선되고 감옥은 그 분들이 가있으니 처지가

민망하기 짝이 없다. 대신 벌을 받을 수 있다면 맘이 가벼울 것이다. 그렇게 할 수

있는 일도 아닌 것 같아 마음이 더욱 무겁다. 굳이 그분들을 위해선 한마디 변론을

해주고 싶다면 그분들이 횡령이 없었다는 것이다. 저는 아주 놀랍게 생각한다. 비록

법을 어겼으나 선거를 위해서 노력한 일이고, 개인적으로 착복하거나 치부하지 않은

것은 매우 감사하다. 그 분들에 대해선 다시 한번 신뢰를 보낸다. 특히 선대본부장

이었던 이상수 의원은 돈을 많이 만진 분이라, 하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돈이 비는

수도 있고 그게 자연스러운데 그같은 문제에 있어 비교적 깔끔하게 정리해 준데 대

해서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 야당쪽의 구속자에 대해서도 마음이 무겁기는 마찬가

지다. 옛날에 문제가 되지 않았던 일이 이번엔 문제가 됐다. 우리가 그동안 익숙해

왔던 선거제도, 선거문화가 만들어낸 희생자라고 말할 수 있다. 가슴아프게 생각하

나 달리 도와줄 방법이 없어 안타깝다. 지금 고통을 받고 있는 모두가 보다더 나은

내일로 한발짝 나가는 과정에서 겪는 진통이라고 생각한다. 이 아픔을 극복하고 오

늘과 다른 내일이 됐으면 좋겠다. 바라보는 국민 여러분의 고통도 오죽하겠냐. 그러

나 앞으로 좋아질 것이다. 그저 이 난리를 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달라지기 위해

모두가 함께 겪는 진통의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벌할 것은 벌하고 비난할 것은 비난

하되, 내일을 위한 희망, 믿음만은 버리지 말고 도와달라. 열심히 하겠다.

측근들 문제와 관련, 최도술 비서는 20년 가까이 제 일을 맡아온 사람이다. 안

희정씨는 15년 가까이 됐다. 제가 감독하고 관리해야 하므로 이 사람들 잘못에 제가

책임져야 한다. 거듭 거듭 사과드린다. 이 사람들이 만지고, 조달하고 사용한 대선

자금, 그들이 한 것이라기 보다 저의 손발로서 한 것이다. 법적인 처벌은 그 사람들

이 받되 정치적 비난은 제게 해달라. 그러나 대선 이후 한 어처구니 없는 실수에 대

해선 저도 마음이 아프다. 용서하기 어려운 마음이다. 원망스럽기도 하다. 그러나

아직도 그 사람들에 대한 신뢰를 거두기 어렵다. 아직도 그 사람들의 선의를 믿고

있다. 그들이 개인적으로 치부하고 축재하기 위해 모아둔 돈이 아니라, 대통령으로

서 최소한의 체면치레가 앞으로도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에 알아서 관리하던 돈

으로 생각한다. 믿는 근거는 십수년간 저를 한번도 속이지 않았다. 부득이한 사용이

있을 때 반드시 저의 승낙 받았다. 자존심 강해서 그들은 그렇게 했다. 안희정씨가

2억원을 유용해 아파트를 샀다고 하는데 확인 결과 사실과 다르다고 한다. 아파트를

이사하면서 옛날 집을 팔고 새 집을 사는 과정에서 일시 자금을 융통해서 지급한 것

은 사실이나, 옛 아파트를 팔아서 지급했다고 한다. 엄격히는 유용에 해당할 수 있

겠으나 착복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지는 않는다. 벌 받을 것이다. 너그러운 평가가

있길 바란다.

이판에 형 노건평씨까지 뛰어들었다. 미안하기 짝이 없다. 대우건설 사장의 유

임을 청탁한다는 차원에서 3천만원을 받았다. 어떻든 그 일은 성사되지 않았다. 돈

은 이미 돌려줬다고 한다. 아울러서 1억원 주는 것을 받지 않고 거절했다는 사실도

있다. 함께 모아서 판단해 주길 바란다. 아무튼 죄송하다. 지금까지 형 건평씨는 3

번의 청탁을 했다. 결과는 모두 성사되지 않았다. 한번의 청탁은 제가 관여할 일이

아니어서 외면했다. 성사 및 불성사는 아직 결론나지 않았지만, 저는 일체 아는 척

하지 않고 있다. 또 한번은 청탁 때문에 불이익을 받았다. 제가 안되게 했다. 이번

남상국 사장, 청탁 했다는 이유로 해서 제가 민정 등에 지시해 직접 '청와대 인사사

항은 아니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범위에서 행사해 유임되지 않도록 하라'고 지

시하고 뒤에 확인까지 했다. 형님의 실수가 있더라도 제가 잘 관리할테니 그렇게 이

해해 달라. 대통령 당선 뒤에 형님 집에는 사람들이 줄을 섰다는 소문이 돌았다. 얼

마나 많은 사람이 얼마나 많은 청탁으로 괴롭혔겠느냐. 그러나 아까 말한 3개 이외

의 청탁은 전달되지 않았다. 그중에 거절하기 어려운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점은 형님이 지켜줬다. 남상국씨와 관련된 것은 민경찬씨가 실패하고 빚에 쪼들

리면서 병원을 지어서 이를 회복하려고 하는데 제가 도와주면 병원짓는데 공사비라

도 싸게 할 수 있을지, 외상으로 공사할 수 있을지 기대를 갖고 자형을 조른 것 같

다. 그리고 그걸 전화한 것 같다. 돈을 탐해서 전화할 사람이 아니라는 믿음이 있다.

형은 오래전부터 건설업 면허를 갖고 있었다. 지금은 갖고 있는지 모르겠다. 제가

경선 후보가 되면서부터 일거리를 딸 수가 없다. 일거리를 따지 못하니 아주 사업이

어렵다. 남들이 보기에 (사업)수단이 꽤 있다고 하는데 어려운 것 같다. 딸은 시집

갔고 아들은 취직을 못하고 있다. 여러가지 어려움에 시달리고 잇다. 도와주기 바란

다. 노건평씨는 아무런 힘이 없다. 대통령에 아무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다. 그냥

내버려 두면 좋겠다. 어떤 청탁도 어떤 무엇도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대우건설 사

장처럼 좋은 학교 나오고 크게 성공한 분이 시골에 있는 별볼일 없는 사람에게 가서

머리 조아리고 돈주고 하는 일이 이제 없으면 좋겠다.

민경찬씨는 제가 경선할 즈음에 김포에 짓다만 병원을 인수한다는 말을 들었다.

재주가 좋다고 생각했는데 후보가 된 뒤 찾아와 '어려워졌으니 융자받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제가 거절했다. 저도 부탁할 데가 없었다. 또한 지금은 금융기관도 부탁

으로 돌아갈 때 아니라고 생각해 거절하고 도와주지 않았다. 대통령이 된 뒤 때때로

감시했으나, 그때는 이미 수십억원의 빚을 지고 일어설 수 없는 상황에 빠져있었다.

뒷조사를 계속 하니까 더욱 불편을 느껴 민정팀과 갈등이 많았다. 그 사이에 이 일

이 터진 것이다. 왜 감시하지 못했느냐는 비난을 받았으나 민정팀 인력이 그렇게 많

지 않다. 그래도 그 사람 사생활이 있어 졸졸 따라다니며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고

방해할 수 없다. 때때로 챙겨보는 수준이었다. 이번에 600억여원 사건을 청와대와

조율했다고 소문이 났지만, 조율할 일이 따로 있지 뭘 조율하겠느냐. 650억원 펀드

를 조율해서 청와대가 어떻게 숨기느냐. 불러서 사실관계 확인하라고 했다. 그보다

훨씬 잡음이 많은 일도 숨기지 않거나, 숨기지 못하고 노출시켰다. 이제 저는 아무

것도 숨기려고 시도하지 않을 것이다.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조율하지 않을 것이다.

그밖에 친인척 문제는 골치가 아프다. 관리대상이 수백명이다. 제가 아는 친척

은 수십인데 수백명이라고 해서 깜짝 놀랐다. 어려워서 그랬는지 4촌 이상이면 얼굴

도 자주 보지 못하고 살았다. 가끔 5촌 넘는 사람들이 저와의 관계를 들먹이고 다닌

다는 소리를 듣는다. 경고 외에 달리 어떻게 제재할 방법이 없다. 가둘 방법이 없다.

접근하지 말고, 속지 말고, 의연하고 합리적으로 대해 달라. 제가 후보가 되고 나니

까 취직을 못한 조카가 작은 회사 부사장을 맡게 됐다. '그만두라'고 했더니 실력이

있다고 하더라. 민정에 그 회사가 지금은 민영화된 회사에 납품하려고 하는데 특혜

를 주지 말라고 했다. 그냥 내버려두면 되는데 가혹하지 않느냐. 특별한 혜택을 주

지 말라고 사전 경고를 했다고 한다. 누님이 제게 와서 항의를 했다.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훼방 놓는냐. 니가 먹여 살릴 것이냐'고 했다. 제가 맞다. 누님이 틀리다.

그러나 인간은 정이 그렇지 않다. 지금은 실직중에 있다. 조카가 KT에 다닌다. 어느

사장으로 영입되고 그래서 주식을 받는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래서 못하게 했다. 그

감냥이면 '이사 이상 하지 말라'고 했다. 자기명함 들고 다니면서 덕을 보고 싶겠지

만, 지금 중국 영업에 전념하고 있다고 듣고 있다.

저의 아들, 딸은 전혀 대통령의 아들, 딸 생각이 없는 것 같다. 별로 걱정하지

않지만 그래도 걱정하고 잘 관리하겠다. 민정이 다 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이해해 주시고 (대통령 친.인척들을) 특별하게 취급하지 않는 문화가 정착되도록 노

력해 주시면 고맙겠다.

책임지겠다는 부분에 대해 말하겠다. 이 정도 허물이 드러나면 뭔가 책임을 저

야 당연한 도리다. 게다가 제가 그 무게를 감당못해 재신임을 약속하고 아직 매듭을

못짓고 있다. 10분의 1 약속도 해놨다. 이회창 후보께서도 책임질 것을 요구했고 지

금 탄핵이 발의된 상황이다. 문제는 어떻게 책임을 이행할 것인가인데 고심을 많이

해봤다.

야당은 자리를 내놓으라고 하고, 저도 자리를 내놓고 했으니 자리를 걸고 책임

지는 결단을 피할 수는 없을 것이다. 저는 자리에 집착하지 않겠다. 구차하게 잔꾀

를 부리지도 않겠다. 권력은 마약이라고 한다. 잡으면 놓지 않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저는 아니다. 그렇게 않다. 권력의 성격도 달라졌다. 옛날처럼 사리사욕위해

서, 친인척을 위해 마구 쓸 수 있는 권력은 아무데도 없다. 또 미운사람을 따로 혼

내주고 정치인을 조사해 당적 옮기게 하는 등의 권력은 남아있지 않다. 그런 권력은

내려졌다. 강렬한 포부와 열정, 그리고 한국과 국민들의 미래위한 사명감과 책임감

아니면 하루하루 견디기 어려운 만큼 (대통령 권력이) 고통의 연속일 수도 있다. 특

히 지금 한국의 대통령 자리가 그렇다. 사심을 갖고 연연할 이유가 없는 자리다. 그

러나 한편으로 대단히 무거운 자리다. 국가안위와 국민생활을 책임져야 한다. 진퇴

를 두고 책임지되 국민불안이 없도록 신중하고 질서있게 그렇게 해나가겠다.

제 결론은 총선결과를 존중해 총선에서 나타난 국민들의 뜻을 심판으로 받아들

여 상응하는 정치적 결단을 하겠다. 그 결단의 내용과 절차는 오늘 말씀드리기엔 너

무 중대한 문제여서 다음에 입당을 한다든지 입당을 안한다든지 하는 계기에 소상하

게 말하겠다. 왜 그러냐 하면 다른 방법이 없다. 국민투표를 제안했는데 좌절됐다.

또다시 그 카드를 내놓을 수 없다. 그냥 넘어갈 수 없다. 현실적으로 갈등과 혼란

매듭짓는 방안은 그것이다.

--대통령 탄핵안 표결이 예정돼 있다. 일련의 사태에 대해 적극 사과하고 유감

을 표명해서 파국만은 막아야 한다. 그런 의향 있는지.

▲사과하라는 여론이 많은 것은 잘 알고 있다. 제게 잘못이 있어 국민에게 사과

하라고 하면 언제든지 사과할 수 있다. 그러나 잘못이 있는 지 잘 모르겠는 데 시끄

러우니 사과하고 넘어가자 그래서 탄핵 모면하자. 이렇게 하시는 것이라면 그것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다. 우리가 원칙이 있고 또 각기 책임을 질 사람이 져야 한

다. 시끄러우면 무조건 대통령이 원칙에 없는 일해서 적당하게 얼버무리게 넘어가고

호도하는 것은 좋은 정치가 아니다. 탄핵은 헌정중단, 헌정이 부분적으로 중단되는

중대한 사태다. 이런 중대사태를 놓고 정치적 체면 봐주기, 흥정과 거래를 하는 것

은 한국정치 발전을 위해 결코 이롭지 않다. 제가 사과할 일이라면 탄핵 문제가 끝

난 뒤 그리고 선관위 해석과 관련한 입장을 설명드리고 그래도 사과를 요구한다면

사과하겠다.

--국정최고책임자로서 볼때 국가적 위기상황인 탄핵사태가 발생한 이유는 뭔가.

▲여러 정치적 이유를 짐작해 정치적 해석을 할 순 있으나 국회에서 엄격한 법

적 형식을 갖춰 제출한 탄핵발의 내용은 선관위 결정 내용을 불복했고, 부정부패와

경제파탄의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뒤의 둘은 정치적 책임이고, 선거법 위반이 핵심

적인 것 같다. 선거법 위반에 대한 선관위의 판단을 자세히 봤다.

취임1주년 방송기자클럽 회견 발언이 선거법 위반 논란이 있다. 결정문을 보면

'우리 위원회는 기자회견의 대통령 발언이 사전선거운동 규정에 금지된다고 볼 수

없다고 본다. 그러나 대통령은 선거중립위무를 갖는 공무원이므로 앞으로 의무를 지

켜달라'는 것이다.

언론보도는 '경고'라고 했으나, 저는 경고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냥 ' 의견표

명'이다. 위반 않는다고 분명히 얘기했다. 앞으로 선거중립의무를 지켜달라는 것이

다. 향후 시비에 걸리지 않도록 해달라는 권고 아닙니까?

이 권고가 갖는 정치적 의미가 커 국민이 전달받기로는 경고로 돼서, 일단 "선

관위 결정에 존중한다. 그러나 납득할 수 없다"고 했다. 법적 효력 없는데도 대통령

이 주의, 경고 처분을 받은 것처럼 됐기 때문에 대통령의 품위가 많이 손상됐다. 왜

그런 정치적 결정을 했는지 유감을 표명하고 납득할 수 없다고 말한 것이다.

게다가 정치적 중립 문제를 놓고 생각해보면, 옛날에 김영삼(金泳三) 대통령 시

절에는 96년 총선때 당 총재로서 모든 당직을 다 임명하고, 공천심사위원 임명하고

전체 공천하고 이회창 후보를 직접 만나 설득, 영입해 선대위원장 임명했다. 그리고

1천억원을 당에 내려보냈다. 이것은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 아니냐?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시절에는 돈은 안내려보냈으나 특보단장 내세워 사람들

영입해 새로운 당을 만들고, 공천 다했다. 이것을 저는 전혀 안한다. 공무원 1명에

게도 선거 관련 눈치 준 적이 없다. 중립하고 있는 대통령이다. 다만 대통령은 정치

인이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왜 선거를 앞두고 대통령을 공격하나. 정치적 상징성

때문에 대통령을 공격해야 선거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대통령은 정치적 의사를 때론 표명해야 한다. 총선국면에서 정국 구상을 밝혀야

한다. 그래야 대통령이 책임있게 국정을 주도할 지, 아니면 권한이 비대하기 때문에

야당을 키워 발목을 묶을 지 국민이 판단할 수 있다.

지난 9일 '9시뉴스'에 일제히 노 대통령에 대한 선관위 경고가 보도되고, '캐치

온'에는 드라마 '웨스트 윙'이 방영됐다. 드라마 속 대통령은 캘리포니아 47번 선거

구에 출마한 후보의 지원유세 현장에 가서 다음 연사로 소개받는 것으로 (드라마)

막이 내린다. 드라마에선 끊어졌지만 연설했다는 것을 말하는 것 아니냐.

이중적 사고와 태도를 빨리 버려야 한다. 대통령은 정치인이다. 그럼에도 불구

하고 한국엔 한국의 정서와 인식이 있기 때문에 존중한다. 그러나 납득하기 어렵다.

대법원 판결에 대해서도 입장을 표명한다. 존중한다고 했는데 마치 존중하지 않겠다

고한 것처럼 야당이 주장하니까 (주장대로) 보도되고, 대통령이 선관위 결정을 거부

하고 앞으로도 선거관련 발언을 계속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실이 다시 바르

게 국민에게 전달돼야 한다. 그래서 이걸 갖고 탄핵사유로 얘기하는 것은 저로선 납

득할 수 없다.

대선자금은 법률적으로는 직무상 불법행위가 아니면 탄핵사유가 안된다. 경제파

탄은 본시 탄핵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지금 대통령이 실시하려는 경제정책이 하도

위험해서 그대로 하게 내버려두게 되면 위험하다면 그 정책을 적시해 줘야 한다. 만

약 '엉뚱한 FTA'를 하려고 한다면 그런 것을 즉시 중단시키기 위해서 한다면, 그것

도 위법이 아니라면 할 수 없지만, 경제파탄의 이유가 될 수 없다. 경제파탄이 제

책임은 아니다.

북핵, 이라크파병, 가계파탄 등이 어떤 경제전문가도 약간의 비판은 있으나 큰

흐름에 있어 과오가 없다고 했다. 페르손 총리가 94년 재경장관이 돼 건전 재정 정

책 썼을 때 야당이 잡아먹으려 했다가 6년뒤 성과가 나니 수상시켜줬다고 했다.

제대로 된 정책은 빨라도 3년, 보통은 5년 돼야 성과가 나타난다. 이 원인에 대

해서 어떻든 대통령 책임은 없느냐고 한다면 당선된 것이 책임이라면 책임이다. 김

대중 대통령 5년동안 반대했던 사람들이 끝까지 흔들었다. 저도 똑같은 처지다. 완

전히 떨어지는 것처럼 됐다가 갑자기 뒤집어져서 받아들이기 어려운게 아닌가 생각

한다. 당선된 원죄, 갑자기 모든 예측을 뒤집어 엎고 당선된 죄, 그래서 저를 인정

하지 않고 탄핵 얘기가 진작부터 나왔다.

또 지역구도에 안주하지 않고 열린우리당을 창당해 지지한 것, 지역구도 극복을

위해 정치개혁을 시도하는 것이 오늘의 원인이 아니겠느냐. 대선자금수사가 없었다

면 탄핵까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제가 하자고 한 것은 아니나 저의 태도에서 비

롯된 것은 사실이다. 검찰총장 임명시 여러 사람들이 '다른 것은 중립해도 검찰과

손을 잡아야, 쉽게말해 틀어쥐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무슨 말이냐. 지금 시대

가 어떤 시대인데 검찰을 틀어쥐나', 그래서 검찰에서 인정하는 사람들을 간부로 만

들어놨더니 이런 일이 벌어졌다. 저도 뒤늦게 가끔 후회스러울 때도 잇다. 그러나

시대의 대세를 제가 어떻게 하겠냐. 거역할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 가고 있다. 다시

검찰인사를 하더라도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오늘 역사의 흐름이다. 그것을

어떻게 제가 좌지우지 하겠느냐. 제 책임 있다 없다가 아니라 전체적 정국 흐름이

있는 것이고 그 흐름이 너무 크니 야당이 도를 넘는 것 같은데, 지금이라도 야당이

철회해주시면 만사가 다 해결된다. 제가 농성을 지시하거나 요청한 것은 아니나 기

왕 열린우리당이 저렇게 하는데 야당이 한발 더 물러서 주시면...그러면 저도 사과

할 것은 사과하고 야당과 타협, 협상할 것은 하겠다. 이런 정치가 반복되면 안된다.

--총선결과와 재신임을 연계했는데 열린우리당 입당은 언제 할 것인가. 총선결

과와 재신임 연계시킬 경우 공정선거 관리 부분에 마찰 소지 있는데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 총선결과와 어떻게 연결시킬 것인가.

▲공권력의 정치적 중립, 이미 다 돼있지 않나. 구체적으로 이야기해보자. 어느

부처의 어느 공무원이 지금 선거에 개입하고 있거나 할 것 같나. 한번 상상을 해 봐

라. 머릿속에 상상 떠오르냐. 단 한사람의 공무원에게 선거도와달라 지시할 용기가

나지 않는다. 우리 공직사회 보기 따라서는 옛날에 상대 후보에게 줄섰다는 소문 나

지 않았나. 인사하는데 그걸 사유로 삼으면 인사를 할 수 없는 수준이어서 일체 무

시하고 그럴수도 있지 않겠느냐 하고 인사하고 있다. 누구 공무원 어떻게 알아서 선

거에 개입해 달라 말할 수 있겠냐. 그렇게 하면 하루를 못 지나서 그게 말썽이 되서

막 터져나올 것이다. 수상이 직접 선거 하고 다니고 선거운동 하고 다녀도 공무원은

중립한다. 민주주의 제대로 하는 선진 사회에서 공무원조직은 그렇게 한다. 대통령

이 입당 하느냐 안하느냐 이것을 가지고 선거에 있어서 정부의 중립성 훼손된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옛날에는 공작했지만 이제는 공작 안한다. 어느 지역구에

누가 유력한지 여론조사 결과도 아무데서도 보고받지 않고 있다. 국정원에서도 보고

하지 않는다. 우리 비서실에도 그 여론조사 하지 않는다. 이것이 진실이다. 그래서

입당과 저의 정치적 견해표명과 선거는 별개의 것이다. 선거법 위반 하지 않겠다.

분명히 말씀드린다. 선거법 위반하는 일 없도록 하겠다. 선진국에서는 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저는 선거법을 위반하지는 않겠다.

입당시기는 당하고 의논해서.. 오늘 결과를 밝히는 문제하고 특검도 좀 일찍 끝

내줄 줄 알았는데 빨리 끝내지 않아 못했는데.. 특검에서 수사 마무리 되는 것을 보

면서 늦지 않게 입당 결정하겠다.

총선결과와 재신임, 탄핵 다 모아서 총선결과를 존중하고 그에 따른 결단을 함

으로써 재신임 문제를 해소해 나가겠다. 굳이 연계로 표현하시는데 해소라고 표현하

고 싶다. 재신임 등등 진퇴가 걸린 문제는 그렇게 해소하고 나갔으면 좋겠다. 존중

할 것이다. 존중에는 진퇴까지를 포함하는 결단이다. 그렇게 할 것이다. 상세한 내

용을 애매하게 해 놓고 국민 헷갈리게 한다거나 협박한다거나 하지 않겠다. 명확하

게 조건과 결과를 이해할 수 있게 혼돈 없게 밝혀드리겠다. 입당하는 시기 쯤에 밝

히는 것이 좋으리라고 생각한다.

--대선자금 '10분의 1 초과시 정계은퇴' 발언에 대해 자세한 입장을 말해달라.

▲10대 1이라는 것은 비교다. 대통령 선거 불법자금은 대선자금끼리 비교해야한

다. 그렇게 하면 검찰이 발표한 액수중 상당히 많은 금액이 제외될 것이다. 그렇게

제외되는 것이 30억 가까이 된다. 대선후에 측근들이 받았던 돈은 제외된다.

영수증 변칙으로 발급했다는 것인데 엄밀히 보면 이것은 신고된 것이다. 그 당

시 관행으로는 영수증 발급, 회계보고되면 합법으로 여겨졌다. 이 부분까지 불법자

금에서 빼면 훨씬 더 줄어든다. 73억 수준으로 내려간다.

이것이 왔다갔다 하더라도 몇억 차이가 난다. 몇억 차이가 은퇴약속 지켜야할만

큼 무거운 것인지 이 부분에 대한 대통령과 참모들 의견은 무거운 것이 아니라고 보

는 것이다.

이를 말실수한 것이라고 하는데 며칠 고심하다 마음먹고 한 것이다. 절반은 받

았지 않았겠느냐 하는 것이 당연한 진리처럼 덮어질 상황에서 단절시키지 않고는 굉

장히 어려운 상황 빠질수 있다는 절박함에서 한 얘기다. 위험부담 있지만 그렇게 하

지 않으면 마구잡이식 의혹 벗겨낼 수 없었다.

중요한 것은 차이다. 10분의 1은 피나는 노력의 결과다. 그것도 한평생 정치하

면서 이 차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온 결과가 10분의 1이다. 13대 첫 의원 할때 수

십분의 1 비용 차이를 눈물겪고 노력해 이겼고 이후에도 그랬다. 선거하는 사람은

상대방이 얼마만큼 쓰는지 알 수 있다. 나를 돕겠다는 사람이 어느날 갑자기 사라져

버리고 할 때 알게 된 것이다.

우연한 결과 아니고 저로선 뜻 가지고 해왔던 노력의 결과기에 부끄러운 가운데

서도 내세울 게 있다고 생각한다. 김경재 의원께서 삼성이 누구를 대주면 돈주겠다

고 했다는 사실을 폭로했는데 사실이다. 김경재 의원이 제게 와 자기를 지목해달라

고 얘기해 두고보자고 했다. 사람을 앞에서 면박주기 쉽지 않기에 그렇게 한 것이다.

당에서는 후보가 직접 전화해줘야 돈이 들어온다고 했는데 나는 끝내 버텼다.

단 한군데도 전화안했다. 돈 없으면 하지 마라, 버틴 결과가 이것이다. 저는 그점에

서 선거 도와준 사람들에게 아직도 마음에 존경과 믿음을 갖고 있다.

따라서 선거자금이 지금 10분의 1이라고 말이라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차이

는 대단히 중요한 것이다. 이 차이를 애써 무시하고 싶은 사람들이 조금 넘었다는

말로 끌고 가고 싶겠지만 그것이 이 사건의 본질을 제대로 밝히라고 하는데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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