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野 "탄핵 표결강행…가결선 확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둔 11일 각당은 숨막히는 긴장 속에서 표결 강행과 결사저지를 다짐했다.

한나라당은 권역별로 중진들이 나서 탄핵안 유보 내지 반대 의원들을 설득, 가결선을 확보했다고 자신하는 한편 탄핵안에 반대하는 의원의 출당조치까지 거론하며 강경분위기를 이끌어갔다.

민주당도 노 대통령이 사과한다해도 이미 때는 늦었다며 표결 강행을 천명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은 국회 본회의장 폐쇄 등 야당의 표결강행 봉쇄를 재확인했다.

▲한나라당=최병렬(崔秉烈) 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상임운영위원회에서 "대통령 탄핵은 나라와 당의 사활이 걸린 문제"라며 당론 반대자에 대한 출당 혹은 공천권 박탈 등을 경고했다.

최 대표는 또 "한나라당과 민주당 내 탄핵안 찬성의원들을 합치면 탄핵안 가결선에 약간의 여유를 갖게 된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탄핵안 가결선이 확보됐다"며 탄핵안 가결을 자신했다.

홍사덕(洪思德) 총무는 열린우리당의 실력저지 방침에 대해 "이 정권이 불.탈법을 일삼다가 의회에서까지 폭력으로 의사진행을 막으려 한다.

일치단결해서 격파하겠다"고 일전불사 의지를 밝혔다.

그는 또 "의회를 지켜야 할 국회의장이 이렇게 수수방관해도 되나"면서 박관용 국회의장이 경호권 발동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 대해서도 불만을 터뜨렸다.

▲민주당=탄핵안에 동참하지 않는 의원들에 대해 설득작업을 벌이는 한편 여론조성을 위한 대국민 홍보전에도 당력을 집중했다.

조순형(趙舜衡) 대표는 11일 상임중앙위원.상임고문 연석회의에서 "노 대통령의 사과나 재발방지는 더 이상 의미가 없다"며 표결강행 의사를 재확인했고, 이에 앞서 당 지도부는 탄핵안에 대한 '정상적인 표결'을 위해 박관용 의장에게 국회 질서유지권(경호권) 발동을 요청하는 공문을 정식 발송했다.

지도부는 또 10일 탄핵발의에 서명하지 않았거나 반대하는 의원 8명을 개별적으로 만나거나 전화접촉을 통해 설득했고 소속 의원 전원의 의사도 재확인했다.

조 대표는 특히 열린우리당 문성근 국민참여본부장이 본회의장에 들어간 것에 대해 "외부 사람을 동원해 본회의장을 유린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이런 게 내란이고 쿠데타"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열린우리당=10일과 11일 양일에 걸쳐 무려 5번의 의원총회를 여는 등 소속 의원들의 내부단속에 총력을 기울였다.

야권이 11일 오후 본회의를 소집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본회의 개의자체를 무산시키기로 하고 구체적인 대응방안까지 마련하고 11일 오후 열린 5차 의총에서 의원들에게 공포했다.

정동영(鄭東泳) 의장 등 의원 30여명은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틀째 철야농성을 강행하며 배수진을 쳤고 당 밖 지지세력을 동원, 대국민 홍보전도 벌였다.

김근태(金槿泰) 원내대표는 "오늘과 내일, 양일에 걸친 대치상황은 국민이 승리할 것이냐 부패한 구습을 답습할 것이냐를 선택하는 중대한 기로점"이라며 "다수의 횡포는 합법의 외양을 갖고 있지만 민주주의 말살을 위한 것이므로 끝까지 투쟁한다는 방침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정경훈.박상전 기자

사진: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상임중앙위원,상임고문연석회의에서 조순형 대표가 탄핵안 가결의지를 밝히며 노무현 대통령을 강하게 비난하고 있다. 김영욱기자 mirag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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