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남상국 前대우건설 사장 한강 투신

11일 오후 12시50분께 서울 한남대교 남단에서 북단으로 400여m 떨어진 곳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친형 건평씨에게 3천만원을 준 혐의로 검찰조사를 받아오던 남상국

(59) 전 대우건설 사장이 부인 김선옥(53)씨 명의의 레간자 승용차에서 내려 한강에

투신했다.

남 전 사장의 사체는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으나, 물 속에서 남 전 사장 아들(2

6) 소유의 휴대전화 1개가 발견돼 남 전 사장의 사망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남 전 사장 변호인은 노 대통령 기자회견이 끝난 직후인 오후 12

시9분께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채동욱 부장검사에게 전화를 걸어 "남 전 사장이 오늘

대통령 회견을 듣다가 자신의 연임에 대한 청탁을 거부했다는 등의 내용을 듣고 자

신이 모든 책임을 지고 한강에서 자살하겠다며 전화가 왔었다"고 알려줬다.

채 부장검사로부터 이 사실을 전달받은 주임검사는 남 전 사장과 통화를 시도했

지만 연락이 되지 않자 곧바로 경찰청 상황실에 신고했다.

남 전 사장은 투신 전 대우건설 신모 법무팀장에게 휴대전화를 걸어 "내가 모두

짊어지고 가겠다"며 "한강 남단에 차를 세워두었으니 가져가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

졌다.

경찰은 한남대교 남단에서 남 전 사장 부인 명의의 서울30마 1343호 회색 레간

자 승용차를 발견했으며, 현재 용산경찰서에서 한강순찰대 경비정 2대와 112순찰차,

구급차 2대 등을 동원한 가운데 남 전 사장의 신원을 수색하고 있다.

경찰은 또 레간자 승용차와 사무실 등에서 유서 확보에 나섰지만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남 전 사장의 투신 소식이 전해지자 남 전 사장의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과

대우건설 본사는 충격에 휩싸인 채 외부와 접촉을 끊고 경찰의 수사에 촉각을 곤두

세웠다.

남 전 사장의 자택에는 오후 2시40분께 대우건설 임직원 등 회사 관계자 7명이

급하게 찾아왔다.

이들을 마중나온 부인 김씨는 눈시울을 붉힌 모습으로 "아무 것도 드릴 말씀이

없다"며 몰려든 취재진과의 접촉을 거부했다.

남 전 사장은 대우건설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간 2000년 말부터 대표

이사 사장을 맡아오던 중 최근 정치권에 비자금을 제공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

으며, 사장 유임을 위해 지난해말 노 대통령 친형 건평씨에게 3천만원을 준 혐의가

드러나 물의를 빚었다.

검찰 수사결과 남 전 사장은 지난해 8월 서울의 한 호텔에서 건평씨를 직접 만

나 연임을 도와 달라는 취지의 부탁을 한 뒤, 한달 뒤에는 모 리츠회사 관계자를 통

해 연임 청탁과 함께 3천만원을 줬다가 3개월 뒤 돌려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노 대통령은 특별기자회견 중 형 건평씨의 금품 수수와 관련된 부분을 언

급하면서 "대우건설의 사장처럼 좋은 학교 나오시고 크게 성공하신 분들이 시골에

있는 별볼일 없는 사람에게 가서 머리 조아리고 돈주고 그런일 이제는 없었으면 좋

겠다"고 말했다.

남 전 사장은 이날 정오께 대우건설 신모 법무팀장에게 "내가 모두 짊어지고 가겠

다"며 자살의사를 통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검찰의 브리핑에 따르면 신 팀장은 남씨로부터 이날 정오 무렵 휴대폰 연

락을 받아 "내가 모두 짊어지고 가겠다. 한강 남단에 차를 세워 두었으니 가져가라"

는 말을 들었다는 것.

신 팀장은 이어 이날 낮 12시9분께 남씨의 변호인인 신만성 변호사에게 연락해

이 같은 소식을 급히 전했고, 신 변호사는 남씨의 자살기도를 감지하고 남씨와 통화

를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신 변호사는 이어 낮 12시10분께 대우건설 비자금 수사를 맡았던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의 채동욱 부장검사에게 핸드폰으로 연락, 이 같은 사정을 설명하고 검찰이

나서서 남씨의 돌발행동을 막아달라고 당부했다.

채 부장검사는 곧바로 주임검사인 강찬우 부부장 검사에게 연락했고, 강 부부장

은 남씨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역시 통화가 되지 않자 곧바로 서울지방경찰청 상황실

에 연락, 한강변 남단 부근에 남씨가 타고 다니던 남씨 부인 명의의 레간자 승용차

를 수색할 것을 지시했다는 것.

지시를 받고 수색에 나선 경찰은 남씨가 마지막 메시지를 전한 지 1시간 20여분

후인 이날 오후 1시20분~30분께 남 전 사장이 투신 직전에 탑승했던 레간자 차량을

발견했다고 검찰은 전했다.(서울=연합뉴스/종합)--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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