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부터 바꾸자
'달성공원의 이름을 바꾸어 대구의 역사를 제대로 찾자'.
대구시민 대부분은 달성공원을 코끼리와 호랑이가 사는 동물원으로 알고있다.
그러나 달성공원이 대구의 옛 성터이며 대구의 뿌리가 시작된 곳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공원이라는 이름에 가려 달구벌의 영욕을 품에 안은 국내 最古의 성곽인 달성토성의 성터이며 대구의 뿌리라는 사실이 제대로 알려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제, 대구의 뿌리를 찾기위해서는 대구의 시작인 달성(達城)을 놀고 즐기는 공원이라는 이름대신에 본래의 이름을 찾아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있다.
▨1800년 역사…국내 最古 성곽
과연 달구벌의 역사는 어디에서 시작됐을까. 신라가 경주 사로국(斯盧國)을 터전으로 고대국가를 형성했을 때 대구에는 소국이 없었을까. 대구의 뿌리는 어디서 찾을 수 있을 것인가. 그 답은 대구시 중구 달성동 달성공원 일대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게 역사학계의 중론이다.
영남문화재연구원 박승규 연구실장은 "달성은 달구벌의 성터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 되고 보존이 잘 된 토성"이며 "남쪽 비산동, 내당동 일대는 대구의 원류를 찾을 수 있는 고분군"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달성공원이 그동안 동물원으로 더 알려진 데다 '달성고분군'이 있는 주변 일대가 재개발과 재건축 바람으로 신축 건물이 여기저기 들어선 바람에 문화유적지로 제대로 조명되지조차 못했다.
더구나 최근 마구잡이 개발로 유적지 상당부분이 훼손되면서 대구의 뿌리인 달성공원은 '유적지'란 사실은 잊혀진 채 '동물원'으로만 짙게 각인되고 있다.
▨'달성'근거 고대 달구벌국 형성
달성 안에는 지금도 수많은 주거지와 군사훈련장 터, 우물(集水井), 고대 유물이 묻혀 있을 것으로 학계는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대구 역사의 향이 스며있는 달성은 공원으로, 동물원으로 조성되면서 그 빛을 바래고 있다.
사적지란 꼬리표가 무색할 지경이다.
달성공원, 아니 달성(達城)이 달구벌의 뿌리로 자리잡지 못한 것은 일제 탓이다.
일제가 지난 1905년 달성토성 안에 신사(神社)를 세우고 공원을 조성하는 바람에 문화유적지의 의미는 간곳이 없고 놀고 즐기는 공원의 기능이 주가 됐다.
이어 1969년 대구시가 달성공원을 개원하고, 이듬해 동물원을 만들면서 사실상 '달성' 또는 '달성토성'의 본이름을 잃고, '달성공원'이 된 셈이다.
▨유적지 대신 동물원으로만 각인
달성은 200~300년대 쌓은 삼한(진한)시대 토성이다.
대구.경북이 신라에 편입되기 전, 경산에 임당동 토성을 근거로 한 압도국이 있었고, 달성군 지역에 화원토성을 근거로 한 소국이 있었다면 대구에는 달성토성을 근거로 한 달구벌국이 있었다는 것. 1968년 경북대박물관이 달성공원 입구에서 남쪽 약 150m 지점의 바깥쪽 성벽 일부를 조사한 결과 기원전에 사용된 회흑(灰黑)색 와질(瓦質)토기와 초기 철기시대 조개더미, 나무 울타리(木柵) 등이 출토됐다.
청동기 시대 이래로 대구지역 중심집단의 생활 근거지에 쌓은 성곽이 바로 달성이다.
대구오페라하우스 남석모 공연기획과장은 "달성 안에 곰과 호랑이 굴을 파고, 물새장 등 연못을 만들면서 토성의 원형이 크게 훼손됐다"고 말했다.
달성이 달구벌의 뿌리를 잇고, 1800년 역사의 향을 내뿜을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와 지역 사학계가 나서야 할 시점이다.
달구벌얼찾기모임 이정웅 대표는 "달구벌의 얼을 되찾기 위해서는 우선 달성공원이란 명칭을 달성으로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병구기자 kbg@imar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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