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 온 더 브릿지'(Girl on the Bridge)는 자살의 사회학적 원인을 잘 보여주는 영화이다.
자살은 고의적으로 자신에게 죽음을 부과하는 행위이다.
자살은 심각한 위기나 어려운 문제로부터 탈출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20대 초반의 여자가 세느강 다리 위에서 투신자살을 시도한다.
그녀의 인생은 불운의 연속이었고, 누구의 관심도 받아본 적이 없었다.
모두 떠나버렸고, 곁에 남은 유일한 것은 절망 뿐이었다.
그녀는 포기한 인생에 대한 마지막 결단으로 자살을 선택한 것이다.
이 영화의 첫 장면이다.
아델이라는 이 아릿다운 아가씨는 왜 차가운 강물 속으로 몸을 던지려는 것일까? 아델은 여러 번의 이별과 상실을 경험하였다.
사랑이 박탈되었다는 잠재의식과 깊은 배척감을 느낀 상태다.
아델은 어느 누구와도 친밀한 관계를 맺지 못했다.
삶의 모든 의미를 잃고, 실존적 공허를 자살로 메우려고 하였다.
자살의 원인은 심리학적인 원인, 유전적인 원인, 사회학적인 원인 등이 있다.
여기서 사회학적인 원인을 살펴보자. 뒤르켐은 사회가 개인에게 얼마나 소속감과 의미를 주는 지가 자살률에 영향을 미친다고 하였다.
그는 사회학적인 원인에 따라 자살을 이기적 자살, 이타적 자살, 무통제적 자살로 분류했다.
이기적 자살이란 어떤 사회 집단과도 밀접한 융화를 이루지 못한 사람이 저지른 자살을 말한다.
만성 정신분열병, 경계성 성격장애, 우울증 같은 정신의학적 병리가 있거나 왕따, 이혼, 실직 등의 사회적 결속이 약화된 경우도 해당된다.
이 영화의 주인공 아델의 자살 시도는 이기적 자살로 볼 수 있다.
이타적 자살은 자신이 속한 사회집단에 너무 지나치게 결속된 나머지, 그 집단을 위해 자기를 기꺼이 희생하는 것. 예를 들면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병사들의 육탄돌격대, 후세인의 지지자들에 의한 자살 테러 등을 들 수 있다.
무통제적 자살은 사회집단에 대한 개인의 융화나 적응이 갑자기 차단되거나 와해된 경우에 발생한다.
가난에 허덕이던 어머니와 세 아이의 동반 자살, 주식투자로 빚더미에 앉은 가장의 음독 자살, 영화 '박하사탕'의 영호의 자살 등이 이에 해당될 것이다.
정신과 의사 등은 자살의 원인을 주로 개인적 갈등과 취약함에서 찾고, 개인적인 특성에 따라 자살 가능성을 평가하며 예방하려고 노력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자살률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것은 자살이 단순한 개인적인 취약성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인 결손이 더 큰 원인임을 시사한다.
사회는 개인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가? 지난해 2월 대구 지하철 참사와 같은 비극은 한 개인의 신상을 비관한 이기적 자살이 그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하나, 그 개인의 자살 행위가 대형 참사로 이어지는 데는 사회 구조적인 문제가 단단히 한몫을 한 것이 사실이다.
개인을 보호하기 위한 사회와 국가의 노력에 비례해 개인은 사회에 대한 안정감과 애착을 느낄 것이고, 자살률은 감소할 것이다.
아델처럼 후라시아 꽃잎 같은 젊은이가 벼랑가로 내몰리는 그런 병든 사회는 반드시 수정돼야 하며, 건강한 사회에서만이 진정한 인격의 개별화 과정이 가능하다.
마음과마음정신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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