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내 5개 도시, 20개 의료기관들에서 자동차사고나 총상으로 생명이 위급한 출
혈환자가 병원에 도착할 때까지 구급요원이 환자의 동의 없이 인공혈액을 투여하는
실험이 시작됐다고 워싱턴포스트지가 23일 보도했다.
출혈이 심한 외상환자는 당장 응급수혈을 해야 살릴 수 있지만 구급요원들이 환
자의 혈액형을 판별하는데는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한데다 구급차에는 보통 혈액이
실려 있지 않기 때문에 혈액 대신 정맥주사액(식염수)을 주입해 출혈로 줄어든 체내
수액을 채우고 혈압을 회복시킨다.
그러나 정맥주사액에는 체내조직에 공급되어야 하는 산소가 없기 때문에 장기손
상 위험은 상존한다.
실험이 시작된 인공혈액은 일리노이주 에반스턴에 있는 노스필드 제약회사가 개
발한 폴리헴(PolyHeme)으로 사람의 적혈구에서 추출한 헤모글로빈으로 만들어졌다.
혈액보다 저장수명이 긴 이 인공혈액은 환자의 혈액형에 상관없이 수혈이 가능
하며 24시간 뒤에는 체내에서 빠져나간다.
폴리헴은 앞서 병원 입원환자에 대한 15차례의 임상시험에서 안전한 것으로 확
인되었으며 환자의 혈액 전체를 일시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이 입원환자와 달리 긴급한 수혈이 필요한 응급환자들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인공혈액을 투여하는 실험을 둘러싸고 찬반논란이 벌어지고 있다고 워싱턴 포
스트는 전했다.
이 실험을 지지하는 측은 사고현장의 응급환자들의 경우 의식불명이나 쇼크상태
에 있기 때문에 사전에 인공혈액 사용에 대한 동의를 구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이번
실험은 환자가 응급실에 도착하기전 과도한 출혈로 인해 사망하는 것을 폴리헴이 막
을 수 있는지를 알아낼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반대론자들은 환자의 동의없이 인간을 인체실험의 대상으로 만드는
것은 기본적인 의료 윤리를 의반한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소개
했다.
이와 관련, 하와이 대학의 윤리학자인 케네스 킵니스 교수는 "많은 환자들이 외
상으로 죽는다"면서 "이번과 같은 실험이 가져다줄 이익은 매우 많지만 신중하게 진
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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