큼직한 대접에 가늘게 채 썬 배를 한껏 담는다. 그 위에 곱게 뜬 횟감을 수북이 안쳐 양념 고추장과 오이, 통깨, 참기름을 두른다. 마지막으로 얼음 몇 덩이를 얹으면 물회 완성. 따라 나온 물 주전자에 이슬이 듬뿍 맺혀 보기에도 시원한 맛을 짐작케 한다. 먹는 이의 취향에 따라 물을 자박하게 부어 국처럼 먹거나 물을 넉넉히 부어 훌훌 마시는 해장국으로도 좋다.
수성구 지산동 수성하와이에서 목련시장 쪽 약 400m쯤에 있는 '삼다도 회 어판장'. 주인 이정수씨가 물회 맛을 위해 동해안 원조 물회전문점들을 직접 견학하고 시행착오를 거듭한 끝에 얻어낸 물회 장맛을 선보이는 곳이다.
"광어, 우럭, 밀치 등 물회 횟감은 많지만 지금은 막 산란을 마치고 영양을 충분히 섭취한 도다리가 최고"라는 이씨는 "밀치 물회가 고소한 맛을 낸다면 봄 도다리 물회는 담백하고 쫄깃한 맛에 뒷 끝이 깔끔한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광어나 우럭은 살이 단단해 씹는 맛이 뛰어나다. 여러 맛을 동시에 즐기려면 모듬 물회를 주문해도 된다.
특히 이 집의 물회용 도다리는 길이 약 20cm의 600~700g짜리로 맛이 뛰어난 놈으로만 골라 쓴다. 부재료로는 시원한 맛을 내는 오이채만 넣는다. 다른 야채가 많이 들어가면 물회 특유의 맛을 내지 못하기 때문. 또 물회장에 된장을 풀어 회의 비린 맛도 없앴다. 그래서 누구나 즐겨 먹도록 만들어 낸다. 한입 떠먹으면 아삭아삭한 배와 오이가 탄력 좋은 회와 어울려 씹히는 맛이 상쾌해 술로 지친 속을 푸는데 그만이다. 매운 맛을 즐기면 청량고추를 첨가해 주기도 한다.
이씨는 물회를 보다 맛있게 먹는 법으로 "양념이 고루 스며들도록 젓가락을 이용해 배와 야채, 회를 여러 번 고루 저을 것"을 권했다. 이렇게 하면 매콤하고 달착지근한 장 맛과 향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단다. 물회와 같이 나오는 매운탕과 꽁치구이도 별미다. 차가운 물회와 뜨거운 매운탕, 기름기 흐르는 꽁치구이로 이뤄진 바다의 삼색 맛을 한자리에서 해결된다. 양이 덜 차다 싶으면 통째로 구운 우럭에 소금을 흩뿌려 내놓는 우럭통구이가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모듬물회 1만원, 도다리 게르치 물회 1만 5천원. 예약문의:053)783-8711
우문기기자 pody2@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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