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자마당-울릉도 보건의료 공백

나는 2년전까지 45년을 울릉도에서 살았다.

그러나 3년전, 둘째 아이가 급작스럽게 아파 죽을 뻔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울릉도에는 변변한 의사나 응급시설을 갖춘 병원이 없어(지금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정말 생사를 넘나들다 간신히 육지로 이송해 목숨을 살릴 수 있었다.

그후 나는 너무나 분통이 터져 죄다 팔아치우고 정든 고향을 떠나 무작정 이곳에 이사와 살고 있다.

지금도 많은 사람은 그저 울릉도를 국토의 동쪽 끝자락에 자리잡은 한 점 섬 정도로만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그 안은 2천300대가 넘는 자동차가 굴러다니는 큰 도시이다.

그러나 그곳의 의료시설과 인력은 너무나 열악하다.

울릉군 보건의료원에는 병역 의무를 이행하는 공중보건의가 있지만 이들은 임기 채우기만 바쁘다.

약사가 없다보니 의사가 처방전을 내리면 간호사가 약을 조제하는 편법이 계속되는 곳. 정말 울릉도에 제대로 된 민간병원은 언제쯤에나 생길지 주민들만 속앓이하고 있다.

계속 이러다가 나처럼 못 살겠다고 때려치우고 나오는 사람이 늘어나면 그곳은 누가 지킬지 너무 걱정된다.

누군가 울릉도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 좀 기울여 주길 바란다.

장영환(김천시 봉산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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