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돌을 부숴 담장을 쌓았는데 어떡하지요? 유적지에 해를 입힌 건 아닐까요?"
대구 비산4동이 고향이라는 50대 아주머니의 전화였다.
안타까움과 죄스러움이 말투 속에 묻어났다.
'정말 비산동과 내당동 주변에 무덤이 그렇게 많이 있느냐', '유적지에 건물을 마구 세워도 되느냐'는 등 문의도 쏟아졌다.
달구벌 역사의 뿌리가 달성(達城)공원과 달성고분군이라는 본보 시리즈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그러나 정작 이를 관리하고 보존해야할 공무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동물원 이전 말입니까? 글쎄요. 공원 관리.감독은 하지만 동물원 이전계획 등은 어느 부서가 담당하는지 잘 모르겠는데요". 대구시 공원과 관계자의 말이다.
서구청 관계자는 "사적지(달성공원)로부터 200m 안에는 건물 고도제한 등을 하지만, 달성고분군은 사적지가 아니기 때문에 별다른 조치가 필요하지 않다"고 단언했다.
지자체의 반응은 이처럼 시민들의 그것과 꽤 달랐다.
대구시는 수년 동안 대구공항을 국제공항으로 우뚝 세우고 고급 호텔을 유치했는가 하면 번듯한 국제회의장(전시컨벤션센터)도 갖췄다.
대구를 홍보하는 시티투어도 마련했다.
그런데도 '볼 게 없다', '대구를 상징하고 내세울 만한 게 마땅치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달성(達城)과 달성고분군. 시민들 곁에 있으면서도 온당한 대접을 받지 못한 달구벌의 원류이자, 뿌리다.
토성과 고분을 잘 복원하고 달구벌의 과거와 현재를 담은 역사박물관까지 갖춘다면 바로 대구를 찾고 대구의 '뿌리'를 찾는 작업이 되지 않을까.
최근 대구공항 국제노선이 크게 늘고 전국을 '2시간 생활권'으로 묶을 수 있는 고속전철도 곧 개통된다.
외국이나 타 도시에서 온 이들이 대구를 그냥 스쳐가게만 할 것인가. 대구만의 역사와 문화를 보여줄 수 있을때 그들의 발걸음은 대구로 이어질것이다.
그 발걸음을 잡도록 지자체가 적극성을 보일 때다.
적어도 대구시민만큼이라도.
k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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