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선거가 장사 망친다" 업소들 '울상'

'선거요? 정말 지긋지긋합니다'.

선거법에 따라 2일부터 투표일 전날인 14일까지 동창회 및 종친회, 향우회 등 모임이 전면 금지되면서 식당가와 여행사, 호텔 등이 무더기 예약 취소때문에 울상을 짓고 있다.

모임이 많은 봄철인데다 선거 기간 중 식목일 연휴와 두 번의 주말이 끼어있어 '봄철 특수'를 기대했는데 '조류 독감과 광우병 파동으로 겨울을 보낸뒤 또다시 선거로 장사를 망치게 됐다'고 하소연하고 있는 것.

특히 지난 대선 때는 선거기간이 각종 모임이 집중되는 연말임을 감안, 선거와 특별한 관련이 없는 모임에 대해서는 암묵적으로 행사가 가능토록 했으나 이번 총선에서는 별다른 조치가 없어 각 지역 선관위에는 매일 수십여통의 항의 및 문의 전화가 폭주하고 있다.

대구의 ㅇ호텔 관계자는 "선거때문에 예년보다 예약률이 저조한데 이미 예약이 끝난 동기회 모임마저 연기 및 취소될 상황이고 추가 예약은 아예 없는 상태"라며 "예약한 고객들과 날짜 조정에 나서고 있지만 쉽지가 않다"고 밝혔다. 또 ㄱ 호텔은 지난해 4월 10건에 이르던 동창회 모임이 이번 선거운동 기간중에는 아예 한 건도 없어 매출 감소에 따른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단체 손님이 많은 대형 갈비집이나 횟집 등도 단체 예약이 줄어들고 있으며 관광업계도 본격적인 행락철이 시작됐지만 향우회나 동기회 등은 물론 심지어 친목계 모임에까지 여파가 미쳐 수요가 20-30% 이상 줄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김모(49)씨는 "재구영천동기회를 매년 4월 둘째주에 10여년 동안 가졌는데 올해는 총선 선거운동기간과 겹쳐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며 "이미 날짜와 장소 등 동기회 안내문이 발송된 상태라 난감하기 짝이 없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대구시선관위 이진달 지도계장은 "동창회.종친회 등과 관련, 문의 전화가 하루 평균 수십통씩 걸려온다"며 "선거법 위반 논란이나 뒤늦은 예약 취소, 일정 변경 등의 혼란을 빚지 않도록 미리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호준기자 ho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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