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한 중견 제조업체는 최근 중국 투자 및 중국내 생산계획 조정에 들어갔다.
이미 중국 현지 공장을 만들었지만 예상했던 만큼의 생산성이 올라오지 않자 추가 투자 계획을 재조정한 것.
이 회사는 중국에서 만든 제품을 국내에 들여와 판매할 계획도 세웠지만 이마저 일단 실행에 옮기지 않기로 했다.
글로벌 기업을 목표로 고급 제품을 지향하는 이 회사 특성을 감안할 때 중국 공장의 경우, 품질은 물론 노동생산성도 이 회사 국내 공장을 따라올 가능성이 적다는 결론 때문이었다.
중견기업을 중심으로 중국에 대한 '묻지마식' 투자를 경계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반면, 대구지역 중소기업의 대 중국 투자는 잠시 주춤했다가 최근들어 다시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상공회의소가 지난 2월부터 두달동안 대구지역 72개 제조업체를 상대로 중국 시장 진출여부를 조사한 결과, 13.9%가 이미 진출했으며 65%는 진출을 고려중이라고 답했다.
이번 조사에 응한 업체의 80%가 근로자 100인 이하 중소규모로 중소제조업체의 중국 선호도가 여전히 높게 나타난 것.
상의에 따르면 대구지역 제조업체의 대 중국 투자는 2001년 1천921만달러에서 2002년 1천390만달러로 줄어 감소추세로 들어갔다가 지난해 다시 3천119만달러로 증가했다.
또 올들어 1월에만 215만달러의 대 중국투자가 기록됐다는 것.
중국에 진출했거나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업체들은 중국 진출 이유와 관련, 중국시장의 성장 잠재력(57.9%)을 가장 높게 평가했고 싼 인건비(29.8%)가 그 뒤를 이었다.
최근 세계무역기구(WTO)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세계 3위의 수입국 및 세계 4위의 수출국으로 부상, 기업들이 성장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것. 중국은 2002년 수입에서 세계 6위, 수출부문 세계 5위였으며 1년만에 세계 교역 순위를 뒤바꿨다.
이와 관련, 중국에 투자중인 한 중견기업 임원은 "국내 대다수 기업의 목표가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는 품질 경쟁력'으로 방향을 잡아가고 있기 때문에 해외투자에 있어서 '품질'과 '생산성'을 고려해야한다"며 "중소기업들도 이런 목표를 비켜갈 수 없으며 막연하게 '넓은 시장과 싼 인건비' 등만 생각하고 중국으로 간다는 생각은 달라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도 "중국에서 실패한 국내 기업들이 많지만 집계가 제대로 되지 않아 실상이 잘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한편 대구상의는 설문에 응한 업체의 54%가 대 중국 투자 증대로 인해 지역의 산업공동화가 현실화될 것이라고 대답했지만 일본의 예를 볼 때 외국 투자 증대로 인해 국내 산업공동화가 나타나진 않았다는 사실을 환기시켰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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