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구성요소가 수많은 방식으로 상호작용하면서 자발적으로 질서를 형성하는 현상을 자기조직화라고 한다.
생명체, 사람의 뇌, 증권거래소, 국가 경제 등 대부분의 자연 및 사회체계는 자기조직화 능력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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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있는 단백질 분자들이 모여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를 만들고, 아메바 세포들이 모여 스스로 커다란 덩어리를 형성해 살아가는 것처럼 현대 과학은 촛불시위 집단이나 붉은 악마 응원단도 같은 과정을 거쳐 거대한 에너지를 모아 힘을 발휘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사실 이런 새로운 사고방식은 이미 기업 경영에서부터 시민운동까지 모든 측면에 영향을 끼치는 혁명을 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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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분야에서도 창발적 정치가 진보적 운동을 주도하는 추세이다.
분권적이며 환경 변화에 적응력이 높은 자기조직화 체계가 바로 진보적 운동이 지향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창발적 정치활동의 가능성을 보여준 대표적인 시민 운동은 1999년 시애틀에서 있은 세계무역기구(WTO) 반대 시위이다.
이런 새로운 세계관과 과학관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촛불 시위나 붉은악마의 진실을 이해할 수 없다.
이인식(과학문화연구소장.조선일보 3월19일자)
이번 탄핵규탄 촛불시위가 과연 6월 항쟁을 계승한 것이며, 민주주의의 결정판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까? 자발성에 근거한 대중적 참여 양상 자체가 민주주의적 가치를 담지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 사실 이번 탄핵규탄 촛불시위는 애석하게도 빈부격차의 심화와 이에 따른 민생파탄 관련 의제들을 억압하는 역효과를 냈다는 점에서 민주주의를 주장하되, 민주주의로부터 멀어지는 아이러니를 연출했다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
즉 6월 항쟁을 계승한 것이 아니라 단지 반복한 것이다.
또 이런 측면에서 민주주의의 결정판이 아니라 민주주의의 왜곡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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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과연 진보주의자들은 탄핵규탄 촛불시위 자체를 적대시하여야 하는가? 진보주의자들의 덕목 중 중요한 것 하나가 특정 가치에 대한 '배제'가 아닌 '포괄'이다.
문화적 진보주의 역시 사회경제적 가치를 중시하는 진보주의자들이 수용해야 하는 가치이다.
68년 혁명 이후 등장한 신좌파들의 진보주의가 풀뿌리 민주주의에 바탕한 녹색혁명과 사회민주주의의 전면화를 이끌어낼 수 있었던 것 역시 문화적 진보주의의 수용을 통한 새로운 양식의 사회운동을 등장시킴으로써 가능했던 것이었다.
김윤철(한국정치연구회 연구원.이슈투데이 3월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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