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뻐진 얼굴, 엄마.아빠에게 빨리 보여주고 싶어요". 보르네오 정글 속에 있는 인구 120여명의 '뻐꺼딴족' 소년 움빙(16)군.
태어날 때부터 윗입술과 입천장이 갈라진 구순구개열(언청이) 환자였던 움빙군은 흉한 외모 때문에 몇 안되는 친구들로부터도 따돌림을 당해 왔다.
움빙이란 이름은 뻐꺼딴어로 언청이란 뜻.
그러나 움빙군의 입가에는 요즘 미소가 퍼져나온다.
마음씨 착한 한국인 할아버지의 도움으로 한국에 와 갈라진 윗입술의 교정 수술을 성공적으로 받았기 때문이다.
또 언청이란 이름을 버리고 할아버지로부터 '요셉'이라는 새로운 이름까지 선물받았다.
하지만 움빙군이 먼 이국땅에서 수술받기까지는 어렵고 힘든 과정의 연속이었다.
호적도 여권도 없던 움빙군은 한국 정부의 도움으로 동네 누나와 함께 지난달 10일 입국, 계명대 동산병원에 입원할 수 있었다.
그러나 고열과 백혈구 수치로 인해 퇴원과 입원, 수술 결정과 연기가 되풀이돼 애를 태우던 끝에 지난 6일 윗입술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오는 12일 2차 입천장 수술을 기다리고 있다.
"그동안 음식물을 제대로 씹지 못하고 친구들에게도 따돌림을 당해 마음고생이 많았다"는 움빙군은 "2차 수술까지 빨리 끝내고 고향으로 돌아가 부모님과 친구들에게 예뻐진 얼굴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움빙군은 2차 수술을 마치고 26일 한국을 떠날 예정.
움빙군이 수술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오정민(66.상주시 외서면 봉강리) 할아버지 덕분.
오씨는 지난 1987년부터 해마다 아내 문달임(66)씨와 함께 동남아 정글 속에 있는 소수민족을 찾아가 선진농업 기법을 전수하고 장애아를 데려와 서울.대구.경기 등지의 유명병원에서 수술을 받도록 하고 있다.
그는 "20마지기의 벼농사 수입으로는 제대로 도움을 줄 수 없지만, 매년 100만원씩 선뜻 지원해주는 사위들 덕분에 힘을 얻는다"며 "힘이 닿는 한 앞으로도 계속 이들을 돕겠다"고 말했다.
한편 개인택시 기독신우회에서도 움빙군의 소식을 전해 듣고 기금을 모아 7일 계명대 동산병원에 50만원을 전달했으며, 동산병원측도 500만원에 달하는 치료비 중 일부를 감면해주기로 했다.
최창희기자 cc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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