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금권선거' 줄고 '흑색선전' 고개 들어

4.15 총선이 중반을 넘어서면서 상대후보 흠집내기식 네거티브 선거전이 펼쳐지고 있다.

부동산 투기의혹에서부터 공약 베끼기, 괴편지까지 흠집내기식 공방이 줄을 잇고 있는 것. 그러나 선거판의 고질병인 색깔론, 금권.관권선거 시비는 지역에서 몰라보게 줄어들었다는 견해가 적지 않다.

◇폭로전=한나라당 이덕모(李德模.경북 영천) 후보가 아들 명의로 재산을 이전, 축소한 의혹이 제기돼 논란을 낳고 있다.

열린우리당 최상용, 민주국민당 송두봉, 무소속 문덕순.이동근 후보 등은 9일 공동명의의 성명을 통해 "12살 난 아들이 4만5천평의 임야와 290평짜리 대지를 소유하고 있다는 것은 사회적 상식으로 용납되지 않는다"며 "어린 아들이 4만5천평의 땅 부자고, 이 땅이 소재하고 있는 충남 태안이 '부동산 투기 근절지역'이라는 사실을 아느냐"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측은 "아들 명의 임야 4만5천여평은 원래 조림사업을 목적으로 10년 전 구입한 것으로 실제 이 땅에 2천 그루 이상의 묘목을 심었고, 세법에 따라 증여세도 완납했다"고 주장했다.

또 "대지 290평은 '298㎡'의 오기로 실제 평수는 90평 정도"라고 해명했다.

열린우리당 윤덕홍(尹德弘.대구 수성을) 후보는 대구지법 부장판사 출신인 한나라당 주호영(朱豪英) 후보의 과다 변호사 수임 문제를 공격하고 있다.

윤 후보는 "대한변협에 따르면, 부장판사 출신 개업 변호사의 한달 평균 수임건수가 서울 13~19건, 대구는 평균 5건이지만 주 후보는 지난해 상반기에만 243건을 수임, 평균치의 10배나 된다"고 공격했다.

그러자 주 후보는 "말도 안된다"며 발끈하고 나섰다.

그는 "지난해 2월19일 동료 변호사 3명과 공동 사무실을 내 한 해 동안 194건을 수임, 월 평균 18.7건을 수임했다"며 "윤 후보가 사실확인도 없이 의혹을 부풀렸다"고 반박하며 향후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비방전=대구 동갑의 한나라당 주성영(朱盛英), 열린우리당 이강철(李康哲) 후보간 신경전이 극에 달하고 있다.

이 후보가 "동대구 역세권에 40층 쌍둥이 빌딩을 짓겠다"고 하자 주 후보는 "10년전 대구시나 대구.경북개발연구원이 세운 계획을 보고 느닷없이 내놓은 것"이라고 베끼기 의혹을 제기했다.

또 이 후보가 "수성구 월드컵 경기장 옆 20만평에 야구 전용구장을 삼성이 맡아 2008년까지 완공키로 했다"고 하자 주 후보는 "'실세님'의 좌충우돌, 마구잡이식 헛공약 남발"이라며 사실무근이라 비아냥댔다.

대구 중.남구의 곽성문(郭成文) 후보가 TV 토론회에서 한 발언도 파문을 낳고 있다.

중구 도원동 윤락가인 속칭 '자갈마당'에 대해 곽 후보가 "양성화할 수는 없지만, 신중하게 포용해야 한다"며 '네델란드식 공창제'를 언급하자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대구여성회가 발끈하고 있다.

이들은 "곽 후보의 공창화 발언으로 지역 여성들이 분노하고 있다"며 "지역 여성과 어머니들께 무릎 꿇고 공개 사죄하라"고 비난했다.

그러자 곽 후보측은 "공창제를 찬성하자고 한 발언이 아닌데도 왜곡하고 있다"며 7일 시 선관위에 민주노동당과 대구여성회를 고발했다.

◇흑색선전=대구 동구갑 지역을 중심으로 열린우리당을 비방하는 편지가 동구시장 등 재래시장 상가번영회 앞으로 잇따라 배달돼 8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편지에는 '이강철과 노무현은 데모하다 만난 사람. 대구는 한나라당의 뿌리다.

열린우리당을 국회로 보내선 안된다'는 내용이 담겼으며 발신인은 '수성구 범어3동 XX번지 김OO'으로 기재됐다.

신종 '노풍(老風) 전화'도 계속되고 있다.

서울지역 여론조사 기관임을 가장, 각 가정에 전화를 걸어 60대 이상 노인이 전화를 받으면 "투표를 안해도 되니 30, 40대를 바꿔달라"고 말한 뒤 전화를 끊어버린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는 것. 열린우리당 대구.경북 시도당은 이 같은 사례를 전화 역추적을 통해 포착, 이날 경찰에 수사의뢰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사진=17대 국회의원 선거를 일주일 앞두고 점차 열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8일 오전 수원시 팔달구 영동시장에서 열린 유세에 많은 유권자들이 모여 후보자의 연설에 지지를 보내고 있다.(수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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