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달간 후보들 선거비용 얼마 썼나

돈가뭄...지출차단...씀씀이 줄었다

지난 한 달간 총선 후보자들의 선거비용은 얼마나 될까. '돈 가뭄'으로 수입이 줄고, 지출마저 차단돼 선거비 씀씀이가 줄어 들었다는데 이견이 없다.

중앙선관위가 지난달 12일부터 지난 5일까지 17대 총선 후보자들이 자진 신고한 선거비 지출내역을 집계한 결과, 총 251억8천687만원에 1인당 평균 2천508만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나라당 지역 후보들은 '박풍(朴風)'에다 '노풍(老風)'까지 불어 씀씀이가 예전만 못했다. "훈풍이 부는데 돈 쓸 필요가 있냐"는 것이었다.

한나라당 강재섭(姜在涉.대구 서구) 후보의 경우, 법정 선거비용(1억8천700만원)의 21.6%에 불과한 4천41만여원을 썼다고 신고했다. 당 대표인 박근혜(朴槿惠.달성군) 후보는 지역구 선거운동 보다 중앙당 차원의 지원유세에 몰두한 탓인지 선거비 지출이 법정 선거비용(1억5천만원)의 11.7% 수준(1천752만여원)에 그쳤다. 두 사람의 선거비 대부분은 유세차량, 로고송, 방송연설 비용 등에 쓰여졌다. 그러나 경쟁 후보에 비해 돈을 쓴 셈이다.

반면 열린우리당 후보들은 선거일이 임박해 질수록 씀씀이가 커지고 있다. 한나라당 후보들과 치열한 접전을 벌이는 만큼 '실탄' 수요가 많았다. 열린우리당 이강철(李康哲.대구 동구갑) 후보는 지금까지 법정 선거비(1억5천100만원)의 47.7% 수준인 7천197만550원을 썼다. 제법 많은 돈을 지출했다. 간판.현판.현수막 제작비로 143만원, 전화설치 및 사용료, 우편요금으로 139만여원이 나갔고 방송비용에만 5차례에 걸쳐 3천800여만원을 썼다.

같은 당 이영탁(李永鐸.경북 영주) 후보는 법정 비용(1억6천300만원)의 32.3%인 5천251만여원을 지출했다. 방송연설 대금으로 1천144만여원을, 인지도를 높일 요량으로 예비 후보자 홍보물 발송 우편요금으로 112만여원을 썼다.

양당 구도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는 무소속 후보들도 적지 않은 돈을 쓰고 있다. 서울 마포갑 출마를 접고 지난달 31일 출마한 김중권(金重權 영양.영덕.울진.봉화) 후보는 고향에 내려 온지 엿새 만에 법정 비용(2억400만원)의 절반에 육박하는 48.9%를 썼다. 선거구가 워낙 넓은데다 각 지역구에 연락소를 둘 수밖에 없어 '겹 비용'이 들었다는 후문이다.

지역 선관위 관계자는 "수입.지출 내역이 기록으로 남는 만큼 향후 실사 과정에서 면밀히 비교해 위법 여부를 가릴 것"이라며 "특히 불성실 신고자는 강도 높은 실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선관위가 집계한 후보자별 정치자금 수입내역에 따르면, △열린우리당 김원기(정읍) 후보가 2억7천833만원을 거둬들여 가장 많았고 △무소속 임진출(경주·2억7천590만원) △한나라당 임태희(성남 분당을·2억6천5만원) △강재섭(2억5천692만원) 후보 순이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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