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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TBC 격전지 후보토론회-(11)대구 북구갑

10일 열린 북구갑 토론회는 불꽃 쟁점은 없었지만 쏠쏠한 재미가 적지 않았다.

홍일점 박인숙 후보의 파이팅, 장갑호 후보의 솔직함, 조인호 후보의 간명한 말투가 시선을 끌었다.

여기다 이명규 후보의 능숙한 방어력에다 박중현 후보의 진지함도 조미료 역할을 했다.

특히 박인숙 후보의 공격이 거셌다.

먼저 조 후보에 대해 그는 "총선 이전에는 어느 지역에서 살았느냐. 나는 침산동에서만 50년을 살았다"고 몰아세웠다.

이번 총선에서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했다가 북구갑 공천을 받은 조 후보의 공천과정을 문제삼은 것이었다.

조 후보는 "신암초등에서 5학년까지 다녔고 경북대를 다녔다"면서 "저만큼 연고있는 분도 없다"고 예봉을 피했다.

박 후보는 또 이 후보를 겨냥, "3선을 하면서 북구청에 125억원의 빚을 안겼다"고 꼬집었다.

이 후보는 "환란 이후 예산편성을 하려니 도로예산이 한 푼도 없더라"면서 "당시 부구청장이 '이럴 때(경기가 어려울 때) 해야 한다'고 해 장기저리로 돈을 빌려 도로사업을 했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는 덧붙여 "동사무소 직원 상당수가 이 후보 여동생이 권하는 보험에 들었다"는 '반짝' 의혹까지 제기했다.

조 후보도 이 후보 공격에 가세했다.

그는 "북구에 대형 쇼핑센터가 6개나 난립, 재래시장 영세상인이 뇌사에 빠졌다"고 추궁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대형 할인점은 정부의 유통시장 개방정책에 따른 것"이라며 "(할인점은)대구시가 대부분의 행정절차를 책임져 구청 역할은 미미하다"고 반박했다.

그는 대신 "팔달.칠성.산격시장 등에 공중 화장실을 설치했고 주차장 및 아케이드 사업도 추진했다"며 자신의 치적을 내세웠다.

이 후보도 가만있지 않았다.

조 후보를 향해 "열린우리당이 '재래시장 육성 특별법' 제정을 공약으로 내걸었는데 지난 2001년 '중소기업의 구조개선과 재래시장활성화를 위한 특별조치법'이 이미 제정됐다"며 "이는 주민을 현혹하기 위한 공약이 아니냐"고 따졌다.

그러자 조 후보는 "특조법이 있지만 미미했기 때문"이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장 후보의 익살은 토론회 재미를 던져주기에 충분했다.

'선거비용을 어떻게 조달했냐'는 질문에 "땅 700평을 팔아 장만했다"고 했고, '겸임교수(대구보건대학) 월급으로 생활이 되느냐'는 지적엔 "전임강사 때 보다 수입이 줄어 시골서 충당한다"고 해 웃음이 터져나왔다.

박중현 후보는 진보정당의 색채를 유감없이 드러냈다.

그는 '한나라당 오세훈 의원 비서관으로 있다가 왜 진보정당을 택했냐'는 질문에 "우리 정치의 부패와 실정을 확인했기 때문"이라며 "탄핵까지 당한 대통령과 여당. 탄핵자격도 없는 야당만으로 우리 정치를 바로 세울 수 없어 한국노총과 환경단체가 만든 사민당을 택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라크 파병에 대해서도 "이번 전쟁은 테러와의 전쟁도, 대량무기를 찾기위한 전쟁도 아닌 데다 국익에도 도움이 안된다"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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