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제칼럼-중국진출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요즈음 대구.경북지역의 많은 기업들이 중국으로 직접투자를 하고 있으며, 향후 중국으로 진출할 계획을 가진 기업들도 많이 있다.

2003년도 중국 직접투자를 살펴보면 우리나라 전체의 해외 직접투자 중에서 중국에 대한 직접투자비율이 건수 면에서 약 59%를 차지하고 있고, 대구는 69%, 경북은 71%를 차지하고 있다.

즉 작년 한해 대구.경북지역에서 해외로 직접투자한 10개 기업 중에 약 7개는 중국으로 갔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그 대다수는 중소기업들이다.

중국은 현재 우리나라 기업이 가장 많이 투자하여 사업 활동을 하고 있는 최대 투자대상국이며, 앞으로도 우리 기업들의 중국직접투자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많은 기업들이 중국으로 진출하고 있는 것일까. 중국 직접투자가 급증한 이유는 부동산 및 국내 임금의 급격한 상승과 통상마찰을 피하기 위해 제3국 우회수출을 하기 위한 방편으로 중국시장에 진출하였기 때문이다.

특히 3D 업종에 속한 기업들은 국내에서 근로자 모집이 어렵기 때문에 해외로 나가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

중국은 우리나라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어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으며, 우리나라와 교류의 역사가 깊고, 서로를 잘 알 수 있는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있어 다른 나라에 비해 사업하기에 유리한 점이 많다.

중국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살펴보면, 중국은 한국에 비해 약 30배에 가까운 인구 및 100배에 달하는 국토를 가진 대국일 뿐만 아니라 1992년 본격적인 개방 이후 연평균 약 9%대의 견실한 경제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거대한 신흥시장이다.

이미 WTO에 가입하여 경제관련 제도 정비로 중국 내 기업경영 환경이 상당히 개선되고 있고 세계 제조업의 저비용 생산기지로서의 입지를 완전히 굳히고 있다.

또한 2008년도에는 북경 하계올림픽을 개최할 예정인데, 올림픽 관련 수요의 창출로 중국에 대한 사업기회가 확대될 것이고 올림픽 특수에 따른 경기진작으로 중국 내수시장이 급속히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같이 중국은 거대한 시장규모, 저비용 생산기지, 그리고 높은 성장 잠재력으로 우리 기업뿐만 아니라 선진국 기업들의 가장 매력적인 투자대상 국가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에 진출하여 성공적으로 사업기반을 다진 기업들도 많이 있지만, 한편으로 상당수의 많은 우리 중소기업들이 중국에서 고전하고 있거나 실패하여 철수하고 있다.

업종별, 투자지역별, 기업의 경영능력 등에 따라 실패요인이 아주 다양하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말하기는 힘들다.

여기에서 일일이 다 언급할 수는 없으니 중요한 몇 가지만 살펴보자.

필자는 일전에 중국에 진출한 대구.경북지역을 포함한 우리나라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하였는데, 대다수의 중소기업들이 중국진출전에 가장 크게 느끼는 문제점으로 '중국에 대한 정보부족'을 지적했다.

많은 중소기업들이 중국의 저렴한 임금과 13억이라는 거대한 잠재적 시장만 믿고 중국의 법제도환경, 경제적, 문화적 환경을 철저히 조사하지 않은 채 성급하게 중국시장에 진출하여 경영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앞서 지적한 '중국에 대한 정보부족'도 문제가 되겠지만, 대기업에 비하여 중소기업들은 특히 유능한 국제경영 인력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중국 투자환경을 제대로 분석할 수 있는 인재가 부족하다는 문제점과도 맞물려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정보의 부족'보다는 국제경영 인력의 부족에 따른 '정보의 수집 및 분석 능력부족'이 더 큰 문제점이라고 생각한다.

요즈음 정보의 바다인 인터넷을 통하여 중국과 관련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기회가 상당히 많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정보소스들에 제대로 접근하여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토대로 체계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유능한 국제경영 인력이 부족하다는 점이 중소기업의 치명적인 약점이다.

결국 중소기업 최고경영자는 치밀한 사전조사와 사업타당성 분석을 소홀히 한 채 자신의 직관과 중국의 몇몇 인맥 관계를 믿고 성급하게 투자를 결정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한편 중소기업들은 중국 자회사 관리를 위하여 파견할 마땅한 인력도 부족하다.

중국어나 중국 문화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는 인력을 파견하거나, 일부 중소기업들의 경우 중국에 대해 전혀 문외한인 친인척을 파견함으로써 중국자회사 경영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향후 대구.경북지역의 많은 중소기업들이 계속하여 중국으로 직접투자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지역 중소기업들의 계속되는 중국투자에서 좋은 경영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지자체와 지역대학들도 서로 머리를 맞대고 양질의 중국관련 국제전문인력을 양성하여 공급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김기현(영남대 교수.국제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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