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민족사관고를 2년 만에 수석으로 졸업하고 미국 10개 대학에 합격한 박원희(17)양의 이야기가 화제다.
박 양의 스토리 가운데 학부모들이 가장 놀라워하는 사실은 해외 체류 경험이 없는데 어떻게 현지 학생들도 어렵다는 SAT Ⅱ의 Writing(논문) 과목에서 800점 만점을 받을 수 있었느냐일 것이다.
박 양의 대답은 단순 명쾌하다.
평소 영문 소설을 많이 읽었다는 것이다.
독서를 통해 다양한 작가들의 화려한 문체에 익숙해졌으며 영작 실력도 함께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단어 암기를 중시하고 영어 문법을 한국식으로 이해, 암기시켜 영작 실력을 높이려는 통상적인 방법과는 근본적인 차이를 느낄 수 있는 학습법이다.
자녀의 영어 학습 방법과 진행 과정에 대해 고민하는 학부모들에게 시시하는 바가 크다.
여기서 짚어볼 수 있는 것이 '단계별 영어 학습의 효율적인 연계' 문제다.
듣기와 말하기, 읽기와 쓰기를 어떻게 적절히 이어가느냐 하는 문제는 영어 교육 초기에는 그리 어렵지 않다.
우선 학부모들이 관심을 갖고 함께 읽고 듣고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학년이 올라가고 교재가 어려워지면 학부모들이 어지간히 준비해서는 감당하기 어렵다.
이 때 쯤에는 자녀들의 학교 성적도 문제가 된다.
결국에는 초기에 해오던 영어 학습법의 계속을 포기하고 기능 훈련이나 시험 기술을 잘 가르쳐주는 학원을 택하고 만다.
실제로 중학생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영어교육기관의 대부분이 이런 방식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현실도 학부모들의 선택 폭을 좁히는 요소다.
이런 방식으로 전환하고 나면 조기에 시작한 영어 교육이 어느새 물거품이 되는 것 같다는 학부모들의 하소연은 불가피한 현실인 셈이다.
영문 소설, 엄밀히 말하면 영어로 쓰인 문학 작품 읽기가 효율적인 연계 영어 학습법으로 제시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초기 영어 학습 단계에서 듣기와 말하기 감각 쌓기 외에 스토리북(동화책) 읽기가 보편화하고, 리터러시 리딩(Literacy Reading)이 조기 영어 교육 담당자들의 주요 연구 과제가 되는 사실도 이를 뒷받침한다.
기초 영어 학습의 성공 여부는 대개 영어로 쓰인 문학 작품을 사전의 도움 없이 읽고, 문장의 의미와 느낌을 받아들일 수 있는 감각을 얼마나 갖췄느냐로 판단해볼 수 있다.
이런 능력을 갖춘 어린이들은 학년, 과정이 올라갈수록 그렇지 못한 아이들에 비해 '영어를 이해하고 다루는 기술'에서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심지어 문법 학습을 깊이 있게 하지 않았는데도 문장에서 문법적인 오류를 찾아내는 실력이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것도 기대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미국인들이 토플 시험을 치르면 문법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았는데도 고득점이 나오는 이치와 다름없다는 것이다.
영문 소설 읽기의 효과가 단순히 어휘력과 독해력 성장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도 큰 매력이다.
소설은 그 자체에 사회.문화.역사적 제재와 작가의 세계관, 철학 등 방대한 지식이 담긴 거대한 보물창고나 다름없다.
성장기 아이들의 몸과 마음을 살찌우는 중요한 학습 기재가 되는 것이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도움말:김도경(세인트폴 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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