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척의 배가 120척이 돼 돌아왔다".
한나라당이 선거전 초반 50석 확보도 힘들어 보였던 절망적 상황을 극복하고 개헌저지선(100석) 확보라는 기적에 가까운 결과를 일궈내자 한나라당 당선자들은 박근혜 대표의 공을 이렇게 표현했다.
박 대표는 탄핵역풍으로 한나라당이 수렁에 빠져있던 지난 3월 새 대표로 취임하면서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있습니다"라는 이순신 장군의 유명한 말을 인용, 한나라당을 구해내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표시했었다.
한나라당이 이번 총선에서 원내 2당으로 밀려나긴 했지만 여당과 맞설 수 있는 의석을 확보한데는 열린우리당 정동영(鄭東泳) 의장의 노인폄하 발언의 도움(?)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박근혜(朴槿惠) 대표의 바람이 역할을 했다는 것이 일치된 평가다.
특히 그녀가 들고나온 '거여견제론'은 '탄핵대 반탄핵' 으로 굳어가던 선거전의 흐름을 '국정심판론'으로 돌려놓음으로써 한나라당 회생의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했다.
선거전략에서도 확실한 능력을 보여준 셈이다.
당내에서는 이런 점을 들어 박 대표가 당내에 확실한 입지를 구축하게 됐고 이는 '롱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들이 나오고 있다.
박대표는 오는 6월 정기전당대회까지만 대표를 맡게 되어 있다.
박 대표는 차기 당권 도전여부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힌 바 없지만 이같은 관측들에 근거해 볼 때 정기 전당대회에서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차기 당권경쟁이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는 예측할 수 없지만 박 대표가 매우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될 것은 부정할 수 없을 것 같다.
박 대표가 이번에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위치를 굳혔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박대표의 향후 행보는 우선 한나라당에 대한 국민의 신뢰 회복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차떼기로 대표되는 부패 이미지 탈피를 위해 당 쇄신작업 및 체제 정비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경제.외교.통일 등 주요 국정현안에서 유연한 모습을 보이면서 수구.보수의 온상이라는 꼬리표를 떼는데도 힘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차기 대권가도까지는 극복해야 할 과제들이 많다.
당장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헌재의 탄핵심판 결과가 어떻게 나오느냐가 가장 큰 문제다.
탄핵이 부당하다는 판결이 나면 한나라당은 또 한번의 위기를 맞게 될 공산이 크다.
여기서 박 대표가 어떤 정치력을 보여주느냐가 그의 앞날을 결정하는 주요 변수가 될 것이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사진 : 박근혜 한나라당대표가 16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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