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JP 10선 실패...'3김시대 종언'

'정치 9단' 김종필(金鍾泌) 자민련 총재가 국회의원 10선 도전에 실패, 40여년 정치역정의 최대위기에 직면했다.

김 총재는 이번 총선에서 자민련 '비례대표 1번'으로 나서 한국 정치사상 첫 '국회의원 10선' 고지 등정에 강한 집착을 보였다.

그러나 자민련이 '정당 득표율 3% 내지 지역구 5석'이란 비례대표 배분 하한선에 미치지 못하는 바람에 결국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김 총재가 이미 78세의 고령이고 "17대 총선이 끝나면 전당대회를 열어 유능한 인재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2선으로 물러나겠다"고 여러차례 밝혔던 점으로 미뤄 그의 10선 재도전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게 중론이다.

김 총재의 10선 도전 실패로 국회의원 최다선 기록은 그와 김영삼(金泳三.YS)전 대통령, 박준규(朴浚圭) 전 국회의장이 공동기록한 9선에 머물게 됐다.

차(次) 다선 기록은 총선불출마와 정계은퇴를 선언한 전현직 국회의장인 이만섭(李萬燮) 박관용(朴寬用) 의원에 이어 김상현(金相賢) 양정규(梁正圭) 이한동(李漢東) 의원의 6선이지만 이들 모두 이번 총선에서 불출마하거나 낙선했다.

게다가 '출마=당선'이란 방정식을 가능케 했던 지역 '보스' 정치 시대도 막을 내리고 있어 앞으로도 당분간 국회의원 10선 기록은 달성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김 총재는 이번 총선을 통해 '충청권 맹주'로서의 위상을 거의 상실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사실상 정치적 재기가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35세 때인 61년 처삼촌인 박정희(朴正熙) 전 대통령의 '5.16 쿠데타'에 가담해 한국 정치사의 전면에 등장한 김 총재는 지난 40여년간 '자의반 타의반' 외유, 정치규제, 3당합당과 민자당 탈당, 자민련 창당, 공동정권 파기, 16대 총선 참패 등 숱한 곡절을 겪으면서도 정치적 입지를 유지해왔다.

그 때마다 돌파구를 마련해준 원동력은 다름 아닌 충청권이란 텃밭이었다.

그러나 2002년 6.13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에 참패하고 소속의원들이 잇따라 탈당한데 이어 그해 16대 대선에서 충청권 행정수도 이전을 공약으로 내세운 민주당에 텃밭을 잠식당하면서 충청권 맹주로서의 위상이 크게 약화됐다.

김 총재는 지난해 10월 자민련이 충청지역 기초단체장 재.보선에 모처럼 승리, 이번 총선에서 원내교섭단체 복원을 꿈꿨지만 '한.민 동맹'의 대통령 탄핵 추진에 뒤늦게 가담하면서 '탄핵 핵폭풍'에 치명타를 맞고 '3김시대'의 명실상부한 종언을 앞두게 됐다.

사진 : 자민련 김종필 총재가 15일 오후 마포당사에서 투표종료와 함께 발표된 방송사 출구예측조사 결과를 지켜본뒤 실망한 표정으로 당사를 나서고 있다.(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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