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자원봉사 이렇게 시작하자

세상을 바꾸는 작은 힘...봉사

"작은 실천 하나 하나가 모여 세상을 아름답게 바꿉니다".

도움이 필요한 곳에 대가를 바라지 않고 내미는 손길은 아름답다.

자원봉사는 청소년들에게 남을 돕는 경험을 통해 긍정적인 자아 개념을 갖게 하고 자신감과 능동성을 키워주는 훌륭한 매개가 된다.

그러나 보통의 청소년들이 자원봉사 활동을 스스로 알아서 하기란 쉽지 않다.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지' 막막하기 때문이다.

이럴 땐 자원봉사를 안내하고 도와주는 전문 기관의 문을 두드리는 게 가장 쉽다.

지난 10일 오후 대구청소년자원봉사센터 멀티미디어실. 200여명의 청소년이 빼곡이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2004 청소년 봉사단 발대식. 자원봉사의 의미와 내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자신에게 맞는 동아리에 가입 신청을 하고, 선배들의 공연까지 지켜보는 그들의 눈은 밝게 빛났다.

청소년자원봉사센터는 지난 99년부터 학생들이 자원봉사에 스스로 참여할 수 있도록 봉사활동 동아리 결성을 돕고 서로 맺어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은 여건이나 적성에 맞는 동아리를 만들어 함께 활동을 펼치는 한편 봉사과제 연구를 통해 참된 봉사의 의미를 새겨보는 일도 해나간다.

이미 센터에 등록돼 활동하고 있는 동아리만 해도 20여개. 회원이 500명을 넘어섰다.

이들의 주된 활동은 보육시설이나 양로원, 재활원 등을 찾아 일손을 돕는 것. 컴퓨터, 노래, 춤 등 자신이 좋아하고 잘 하는 일로 남을 돕는 활동도 해나간다.

청소년 유해환경 감시와 고발, 마라톤 대회나 걷기 행사 보조 등 또래의 문제나 관심사에 적극 나서는 동아리도 적잖다.

동아리의 장점은 혼자 하기는 힘들거나 쑥스러워 소극적인 학생들간에 공감대를 형성, 소속감을 느끼게 하고 활동에 대한 상호 평가도 해 봄으로써 서로의 발전을 꾀할 수 있다는 것. 남을 돕는 의무감보다 봉사 자체를 즐겁게 받아들이게 되는 것도 동아리만이 줄 수 있는 혜택이다.

발대식에 참석한 조유미(17.달서고2년)양은 "그동안 봉사활동에 관심은 많았는데 혼자는 민망해 망설여왔다"며 "마음에 드는 동아리에 가입해 봉사활동을 펼치고 싶다"고 했다.

전이슬(14.대구북중1년)양도 "여럿이 함께 하면 즐겁고 체계적인 봉사활동을 펼칠 수 있을 것 같아 참석하게 됐다"고 했다.

중학교 3년 때 봉사 동아리를 시작해 지금은 동아리 활동을 돕는 봉사지도자가 된 윤은주(21.여)씨는 "서로 같은 마음을 가진 친구들과 활동을 펼치다보면 자원봉사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며 "좋은 친구도 만날 수 있어 일거양득"이라고 했다.

게다가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정보와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도 장점. 학교생활기록부에 반영되는 자원봉사 시간을 채우기 위한 '억지 봉사'가 아니라 진심으로 해나가는 '참된 봉사'로 만들 수 있는 것.

동아리 '울림'에 가입한 후 한 달에 두 번은 대구 시지동에 있는 장애인 시설을 찾는다는 이동현(17.경북공고2)군은 "장애아들의 식사를 거들고 설거지, 청소 등을 하다 보면 한나절은 후딱 지나간다"며 "그동안 아이들과 정이 쌓여 활동을 그만두는 건 생각도 못 한다"고 했다.

이렇게 해온 자원봉사 시간이 지난 일년간만 200시간이 넘는다.

청소년들은 자원봉사를 통해 또다른 학습을 해나가는 기분이라고 했다.

남을 배려하는 마음, 공동체 의식, 사회성과 책임감 등이 절로 길러진다는 것. 곽민석(18)군은 "장애인 봉사활동을 통해 타인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더불어 사는 세상의 의미를 깨닫게 됐다"며 "남을 돕겠다는 생각에 시작했는데 실제로는 그들로부터 더 큰 도움을 받고 있는 셈"이라고 했다.

청소년자원봉사센터 조여태씨는 "봉사활동은 올바른 세상살이를 가르쳐주는 최고의 교과서"라며 "혼자보다는 여럿이, 무턱대고 하기보다는 기본적인 방법들을 전문기관에서 익힌 뒤 참가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라고 했다.

글.최두성기자 dschoi@imaeil.com 사진.김영욱기자 mirag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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