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조직이 민주화되고 다원화 할수록 그만큼 다양한 생각과 의견이 있기 마련이다.
선거라는 것이 이런 다양한 생각과 의견을 모아 정치에 반영하는 방법일 진데 선거결과 역시 정당과 후보가 다양하게 표를 얻고, 뽑히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런 점에서 이번 17대 총선에서 특정당이 특정지역을 독식하는 소위 싹쓸이 지역이 확대됐다는 것은 실망스런 일이라 할 수 있다.
열린 우리당이 광주시와 충북, 전북, 제주도에서 몰표를 얻어 원내 제1당이 되고, 한나라당이 한석만 내놓고 대구.경북을 석권하는 등 영남지역을 대부분 휩쓸어 야당이 됐다.
▲이런 선거판도에서 민주노동당의 약진은 그나마 위안이 되고 정당의 다양화 차원에서 바람직한 현상이라 아니할 수 없다.
민주노동당의 승리는 노동자 농민 등 소외계층을 대변해 온 일관된 정책에 대해 국민들이 박수를 친 때문으로 이해된다.
민주노동당의 원내 진입은 진보정당이 50년 만에 처음으로 보수정당과 정책대결을 벌일 수 있게 돼 정치발전이 앞당겨 질 것으로 기대된다.
뿐만 아니라 소외계층의 의사를 제도권내에서 수렴함으로써 노동자나 농민들의 과격시위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과 자민련의 몰락은 민주노동당의 약진과는 대조적이다.
민주당은 분당을 하면서 이미 정체성을 상실한 데다, 선거를 코앞에 두고 지도부가 분열돼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
당 대표와 선대위원장이 낙선하고, 본거지였던 전라도에서도 지지를 얻지 못해 해체위기에 이르렀다.
자민련도 정통 보수정당임을 내세웠으나 수명이 다한 수구의 이미지를 탈피하지 못해 주저앉고 말았다.
▲대구.경북의 한나라당 싹쓸이에 대해 열린 우리당이 불만이 많은 모양이다.
우리나라의 정치발전과 낙후한 지역개발을 위해 단식과 삼보일배를 하는 등 싹쓸이를 없애달라고 그렇게 애원했건만 한나라당에 몰표를 준 유권자들이 미워서인지, 한 입후보자는 개표후 " 대구.경북의 고질적 폐쇄성이 지역을 망치고 있다"며, 이를 지역사회의 병폐로 이슈화 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대구.경북의 싹쓸이를 꼭 이렇게만 봐야만 하는 것일까 의문이다.
대구.경북의 싹쓸이가 문제라면 열린우리당의 광주나 전북 충북 제주의 싹쓸이도 동시에 문제삼아야 한다.
그리고 대구.경북의 싹쓸이와 부산 경남의 몰표가 없었더라면 거대 여당을 견제할 야당 출현은 불가능 했을 것이다.
대구.경북의 유권자는 정치인도 알아차리지 못한 현명한 판단으로 균형과 견제의 원리를 실천한 것인지도 모른다.
지역의 열린우리당은 유권자를 탓하기전에 먼저 자기 자신들에 잘못이 없었는지 되돌아보아야 한다.
민심은 어리석은 듯해도 언제나 천심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최종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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