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폐비닐 수거 연락만 주세요"

"연락만 주면 출동해 폐비닐을 수거하겠습니다".

(주)효정테크 정한석(47.월항면 장산공단) 사장은 요즈음 '농촌 폐비닐을 수거합니다'는 문구와 연락처(054-932-0186~7)가 적힌 스티커 제작과 배포로 분주하다.

공장문을 연 지 5개월 남짓 동안 성주군과 관내 농민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폐비닐 '신고'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성주군에서는 전국 최대 규모의 참외농사로 연간 농사용 폐비닐이 6천여t이나 발생되지만 재생공사 성주지소의 적재 용량 부족으로 상당량이 땅속에 묻히거나 소각돼 심각한 환경 파괴를 겪고있다.

정사장은 이곳에서 폐비닐 재활용 특허를 받아 공장을 가동 중이다.

정 사장이 개발한 폐비닐 재활용품은 삼중층 PE(폴리에틸렌) 하수관을 만드는데 칩으로 사용되며 배관 강도를 높이는 장점이 있다.

10년간에 걸친 연구개발 끝에 지난 2003년 특허청으로부터 특허를 받아 충청, 강원, 호남권의 관련 업체들에게 특허 기술이전을 했다.

대구.경북과 부산.경남 등 영남권은 자신이 직접 PE 하수관을 생산해 시판하고 있으며, 최근 중국 관련 업계에서도 기술이전에 관한 제의가 쇄도하고 있다.

정 사장은 "재생공사에서는 분리수거 등으로 많은 시간과 인건비가 소요되지만 우리가 개발한 공정은 이같은 불합리한 점을 대폭 개선한 것"이라며 "환경친화적이고 고품질인데다 판매 단가도 일반 제품과 동일해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둔다"고 설명했다.

또 "트럭 2대로 성주.고령 일대를 무작정 순회하며 버려진 폐비닐을 수거하고 있으나 시간과 경제적 부담도 적지않아 농민들이 전화로 얘기만 해 주면 달려갈 것"이라면서 "농토와 주변 환경을 생각하는 일부 주민들은 직접 공장까지 폐비닐을 갖고 온다"고 전했다.

연락을 주는 농민들에게는 고마움의 표시로 하수관을 무료로 선물한다.

그는 성주에서 연간 배출되는 폐비닐 6천여t 중 2천t을 소화할 계획으로 공장 설비를 늘리기로 했다.

폐비닐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성주군과 고령군에서는 관급 하수관은 몽땅 정 사장의 재활용품을 공급받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고있다.

성주군 정종용 산업과장은 "토양 등 환경 오염을 가속화시키는 폐비닐의 재활용사업이 현지에 정착될 수 있도록 행정기관이 적극 도우고 주민 홍보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주.강병서기자 kbs@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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