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 어린이 인형극과 영화 상영 등 문화프로그램을 볼 수 있다면?" 병원 하면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가고 싶어하지 않는 곳 중 하나다.
특히 어린이들은 다쳐서 피를 흘리는 환자 모습이나 주사기를 연상해 더욱 더 그러하다.
그러나 경산시 백천동 경상병원 '성암홀'에는 매주 수요일마다 인형극과 영화상영, 건강강좌 등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마련, 입원환자와 인근 주민들에게 무료로 감상할 수 있도록 해 준다.
병원 본관 6층 100평 규모의 성암홀에는 연극이나 노래공연 등을 할 수 있는 무대와 조명기구, 200여명이 한꺼번에 감상할 수 있는 객석으로 이뤄졌다.
특히 매월 둘째주 수요일 오전 11시에는 알록달록한 옷을 차려 입은 어린이집과 유치원 어린이들의 재잘거림과 깔깔 웃음소리가 병원에 가득하다.
2년 전부터 매주 다른 이야기로 올려지는 인형극을 보기 위해서다.
지난 14일에도 경산시내 어린이집과 유치원 어린이 200여명이 보육교사들의 인솔 아래 이곳을 찾았다.
객석에 앉아서도 재잘거리고 깔깔 웃음소리를 내던 어린이들도 옅은 조명 아래 무대에서 음향과 함께 '은혜 모르는 호랑이'를 소재로 한 인형극이 시작되자 금세 조용해졌다.
그러다가 호랑이 인형이 나타나자 '와' 소리치고 또 다시 깔깔 소리를 내며 마냥 즐거워했다.
대구에서 매달 이곳까지 각종 인형과 소품 등을 싣고 와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인형극을 공연하는 극단 '친구 친구'의 이민호(32) 대표, 이승은(32.여)씨 부부와 단원인 김성수(32)씨는 "어린이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저절로 신이 나고 보람도 있다"고 말했다.
이승은씨는 "연극공연과 달리 인형극 공연은 인형을 가지고 하기 때문에 어린이들이 덜 지겨워하고 집중해 감상한다"고 했다.
경산시내 한 유치원 원장 오현철(37)씨는 "원생들이 병원 견학도 할 수 있고, 무료로 인형극을 감상할 수 있어 일년에 서너 차례 꼭 경상병원 성암홀을 찾는다"고 했다.
교통사고로 입원한 아들(5)과 함께 인형극을 관람한 오정연(27.여.경산시 남천면)씨는 "아픈 아들이 인형극을 보면서 잠시나마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덜 답답하다"며 "병원에서 환자들을 위해 이런 프로그램을 마련해 줘서 고맙다"고 했다.
경상병원 권기덕 총무부장은 "무겁고 침울한 병원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런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며 "몸과 마음이 지칠대로 지친 상태의 입원 환자들과 가족들에게 정서 안정과 투병의지를 높이는 효과도 거두고 있다"고 했다.
기획실 이재철(35) 계장은 "성암홀에서는 매주 수요일마다 음악공연, 종이접기, 인형극, 영화상영을 번갈아 하고, 연중 입원 환자 위안의 밤, 댄스공연, 국제 학술세미나 개최, 어린이 재롱잔치 무료 대여 등을 통해 지역사회 문화발전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고 자부했다.
경산.김진만기자 fact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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