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총선 결과 "싹쓸이" 논쟁 한창

4.15 총선이후 정치권과 인터넷 상에는 '싹쓸이'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대구 12 대 0. 경북 14 대 1(무소속). 부산 17 대 1(열린우리). 경남 14대 3(열린우리 2, 민주노동 1). 울산 3 대 3(열린우리 1, 민주노동 1, 통합21 1).

광주 7 대 0. 대전 6 대 0. 충북 8 대 0. 전북 11 대 0. 전남 7 대 6(한나라 1, 민주 5). 충남 5대 5(한나라 1, 자민련 4).

이번 4.15 총선에서 영남권에서는 한나라당과 비한나라당 후보가 절반씩 나눠가진 울산을 제외하면 57대 5의 비율로 한나라당이 석권했다.

열린우리당이 국회 과반수 의석을 차지했지만 영남권의 참패는 주목할 만하다.

반면 호남과 충청권에서는 한나라당이 단 2석에 그쳤고 민주당이 5석, 자민련이 4석을 근거지에서 얻었을 뿐 열린우리당의 독무대였다.

전남과 충남은 열린우리당과 그 외의 정당이 '사이좋게' 의석을 나눠가졌다.

이같은 현상을 두고 대구 출신으로 서울 동대문을에서 당선된 한나라당 홍준표(洪準杓) 의원은 "경상도 지역의 싹쓸이만 보지 말고, 전라도지역의 싹쓸이도 보라. 경상도 지역의 문제만을 가지고 지역주의의 부활이라고 이야기하면 곤란하다.

지역주의의 부활이라는 것은 양쪽 진영을 같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런데도 여론은 영남권 특히 대구와 경북에만 주목한다.

지역주의에 사로잡힌 대구.경북(TK)이라는 혹평이다.

15일 저녁부터 인터넷에는 "대구출신이라는 것이 부끄럽다.

고개를 들고 다닐 수가 없다"라는 자학적인 내용이 주를 이루었고 "TK 잘 먹고 잘 살아라"는 식의 비판이 봇물을 이뤘다.

'대구.경북 격하운동'이라고 할 정도다.

특히 대구는 '내륙속의 하와이'라며 고립 일로를 걷고 있다는 지적도 많았다.

하지만 대구.경북 나아가 영남 사람들도 할 말은 있다.

우리만 지역주의에 사로잡혀 싹쓸이를 한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17일 본사로 전화를 걸어온 50대의 주부는 "왜 대구.경북만 갖고 싹쓸이라고 비판을 하느냐. 호남과 충청도를 봐라. 자기들도 그러지 않느냐. 우리가 우리를 욕할 필요는 없다"고 항의했다.

호남과 충청의 싹쓸이는 '민주주의 성지'의 결단이고 대구와 경북 그리고 영남권의 싹쓸이는 '지역주의의 볼모'라고 양분할 수 있는 근거도 없다.

최모(65.대구시 수성구 황금동)씨의 "왜 대구.경북에 대해서만 비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지역주의에 사로잡혔다지만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비판도 한몫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는 지적도 맥을 같이 한다.

지역주의로만 매도할 것이 아니라 참여 정부 1년에 대한 평가가 반영된 것이라는 주장이다.

일방적으로 한 지역을 매도하는 듯한 평가는 옳지 못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을 아직도 대선 기간 중의 상대 정당 후보 정도로 여기고 대한 점과 머릿수를 내세운 야당이 걸핏하면 탄핵과 해임 권고를 들고 나서는 등 국정의 발목을 잡았다는 정부 여당의 비판론도 귀담아 들어야 한다.

때문에 한나라당의 121석 확보는 한나라당의 잘못에 대한 용서의 의미가 아니라 "마지막으로 한번 더 기회를 준 것"이라는 홍 의원의 지적은 주목할 만하다.

한동안 이번 총선의 결과를 놓고 지역 정치권은 물론 다른 지역에서도 말이 많을 것 같다.

지역민들도 이번 총선의 과정과 결과, 그리고 그 이후를 놓고 고민해 봐야 할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동관기자 llddk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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