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등포 당사에 TK인사 발길 '뚝'

보좌진도 철수...하마평엔 '노코멘트'

열린우리당의 영등포당사에 빈번히 드나들던 대구.경북 인사들이 총선 참패 직후 발길을 뚝 끊었다. 특히 이강철(李康哲) 외부인사영입추진단장의 방은 대구.경북은 물론 부산.경남, 호남, 충청 인사들로 넘쳤으나 지금은 보좌진마저 철수해버려 텅 비어 있다.

대구.경북 출신 한 당직자는 "충청, 호남의 인사가 넘치고 영남 특히 대구.경북 인사를 찾아보기 힘든 현실에서 총선 결과가 얼마나 무서운지 실감한다"며 "당직자들도 타지역에 밀리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했다.

이 단장은 요즘 총선 뒷정리를 하느라 바쁘다. 지난주부터 대구에 내려가 선대위관계자와 총선출마자 등 도와준 사람들을 만나느라 점심, 저녁 약속이 다음주까지 빼곡하다는 전언이다. 특히 지역구도를 허물기 위해 올인시킨 각료 출신과 교수, 변호사에게 미안해 경북 출마자의 경우 찾아가 만난다고 한다.

이들이 만나는 자리에서 "총선 결과가 한나라당 독식으로 나타났지만 한때나마 열린우리당의 지지도가 한나라당 지지도를 앞질렀고, 후보 지지율도 22%대로 선전해 비한나라당도 희망이 있다"는 얘기가 곧잘 나온다고 한다. 후보 부인의 3보1배, 후보들의 단식 등 온갖 수단을 다 동원했으나 싹쓸이를 막지 못하자 섭섭함이 거칠게 표현되기도 했으나 새로 '희망찾기'를 하고 있는 셈이다.

정부 각료와 청와대 비서진 개편에서 대구.경북 인사가 배려될지 관심인 가운데 핵심인 이 단장은 침묵하고 있다. 대통령이 탄핵심판을 받고 있는 와중이라 이러쿵 저러쿵 할 입장도 시기도 아닌 듯하다.

비어있는 대통령 정무수석에 갈 것이란 하마평이 나오고 있지만 이에 대해서도 이 단장은 노코멘트다. 정작 시끄러운 곳은 열린우리당 중앙당이다. 이 단장이 청와대 핵심 자리에 들어가면 부담이 될 세력들이 견제구를 날리고 있고, 그의 원군들은 이 단장의 옹립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탓이다.

총선에 올인했던 후보들도 현재로선 큰 기대를 걸고 있지 않는 분위기다. 총선 패배의 충격이 너무 큰 탓인 듯하다. 한 출마자는 "우리가 감놔라 떡놔라 할 입장이 아니지 않느냐"며 "정부와 당의 움직임을 그저 지켜보고만 있다"고 털어놨다.

반면 몇석이라도 건진 부산.경남 인사들은 대구.경북과 비교된다. 창원갑에서 공민배 전 시장, 통영.고성에서 정해주 진주산업대총장이 접전 끝에 낙선했고, 김정길 상임중앙위원, 김두관 전 행자부장관, 이철 전 의원도 고배를 들었다. 그러나 김혁규(金爀珪) 전 경남지사가 최상위 순번으로 비례대표에 당선된 이후 힘이 실리고 있어서다. 김 전 지사는 우선 6월에 치러질 단체장 재보선에 내세울 부산시장, 경남지사 후보를 찾느라 바쁘다. 이런 김 지사에게 언론들은 정동영 의장과 김근태 원내대표 등 당지도부와 같은 반열에 올려놓고 주시하고 있다.

최재왕기자 jw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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