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사람들이 브라운관으로 파고들고 있다.
프로그램의 재미를 더하는 양념수준이었던 일반인들이 이제 프로그램을 주도하는 수준에 이른 것. 일반인들은 쇼.오락 프로그램은 물론 재연 프로와 드라마에까지 출연하고 프로그램 기획 단계부터 모니터까지 폭넓게 참여하고 있다.
◇문턱 낮아진 방송=최근 방송사들의 예능 프로그램에 일반인이 출연하는 일은 거의 일상화됐다.
MBC '전파견문록','누구누구','브레인 서바이버', KBS '스펀지', 'TV는 사랑을 싣고', SBS '최수종쇼-기쁜 우리 노래방', '서바이벌 창과 방패' 등 셀 수 없을 정도.
가장 오래되고 대표적인 일반인 출연 프로그램은 퀴즈 프로그램이다.
학생 대상의 퀴즈 프로그램인 KBS1TV '도전 골든벨'부터 주부나 가족 대상, 혹은 출연 대상의 연령이나 성별을 구별하지 않는 KBS1TV '퀴즈 대한민국', MBC '퀴즈가 좋다' 등이 꾸준하게 전파를 탔다.
휴먼 다큐멘터리도 일반인이 대거 출연하는 대표적인 프로그램. MBC의 '휴먼 다큐 희로애락'이나 KBS2TV '인간극장'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웃에서 흔히 만나볼 수 있는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는 진실성을 무기로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끌어낸다.
이에 따라 각 방송사들도 적극적으로 시청자 끌어안기에 나섰다.
KBS는 최근 시청자. 시청자 단체와의 연계를 강화하고 시청자 참여 프로그램 관련 전담부서를 두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SBS도 지난 1월 시청자 소그룹 패널과 네티즌 위원을 모집한데 이어 시청자가 프로그램을 평가하는 시청자 만족지수를 개발하고 시청자 모니터상도 제정하겠다고 밝혔다.
◇일반인은 더 이상 양념이 아니다=각 방송사들은 프로그램의 진행을 일반인들에게까지 확대하거나 시청자가 프로그램을 주도하는 파일럿 프로그램을 잇달아 제작하고 있다.
MBC 장수 어린이 프로그램 '뽀뽀뽀'는 5월 개편을 앞두고 새 MC와 유아 출연자를 공개 모집 중이다.
1981년 첫 방송을 내보낸 뒤 처음으로 프로그램의 간판인 '뽀미언니'의 후보 참여 기회를 일반인들에게까지 확대한 것. KBS는 'MC 서바이벌'이라는 선발대회를 통해 전문성과 끼를 골고루 갖춘 예비스타 MC를 모집한다.
전문성과 끼를 골고루 갖춘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6주에 걸쳐 '서바이벌'식으로 최종 수상자를 가려내게 된다.
한편 지난달 28일 방송된 KBS 2TV의 천연시트콤 '대단한 가족'은 인터넷을 통해 가정에서 일어난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공모하고 실제 이야기 속 주인공들이 연기까지 하는 실험을 시도했다.
이날 방송에는 의처증 남편의 심리를 다룬 작품과 시무룩한 아내를 웃기기 위한 남편의 눈물겨운 노력을 묘사한 작품 등이 선보였다.
MBC가 최근 선보인 파일럿 프로그램인 '인터넷극장-러브'는 일반인이 아예 프로그램의 주제를 이끈다.
시청자 사연으로 구성된 드라마가 나가는 동안 전문직에 종사하는 20대 후반 패널들이 화면에 등장해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CF 촬영 조감독, 남성복 디자이너, 푸드 스타일리스트 등인 이들은 드라마를 보며 "내가 저런 상황에 처했으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질문에 답하듯 대화를 풀어갔다.
이 프로그램은 5월 봄 개편부터 정규 프로그램으로 방송된다.
MBC는 최근 재연 프로그램인 '타임머신'에 시청자를 배우로 적극 출연시켜 눈길을 끌기도 했다.
케이블.위성 채널인 온 스타일의 '싱글즈 인 서울'도 일반인들을 배우로 삼았다.
미국의 인기시트콤 '섹스 앤드 더 시티'를 본뜬 이 프로그램은 수의사, 헤드헌터, 패션 잡지 기자, 스포츠 의류회사의 마케팅 담당 등 4명의 전문직 여성이 등장해 사랑, 결혼, 성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6㎜ 카메라 앞에서 털어놓는다.
이처럼 일반인들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이 늘어나고 있는데 대해 전문가들은 연예인 신변잡기 일색인 프로그램에 대한 시청자와 제작진의 거부감이 늘었고 막강해진 연예 기획사 때문에 연예인 섭외가 더욱 힘들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대경대 연극영화방송계열 한상덕 교수는 "이웃의 평범한 일상을 브라운관을 통해 만나고 싶어 하는 시청자들의 특성상 일반인들의 출연은 더욱 늘어나게 될 것"이라며 "하지만 집중력이 떨어지는 TV 프로그램들이 시청자들을 사로잡으려면 제작에 좀더 많은 시간과 인력을 투입해 프로그램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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