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충남 아산시 탕정면 일대를 대규모 주거단지와 복리시설, 상업시설을 갖춘 국내 첫 '기업도시' 건설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파주시(경기), 포항시(경북)도 각각 LG필립스LCD 및 포스코를 중심으로 한 기업도시의 비전을 제시하고 있어, 침체 일로를 걷고 있는 대구권의 발전전략도 새로운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삼성의 기업도시 탕정
삼성전자는 20일 오는 2009년까지 모두 1조4천675억원을 투입, 아산시 탕정면 갈산리, 명암리, 용두리 일원 98만여 평에 자족형 기업도시를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재 건설중인 삼성전자 LCD 4개 라인(61만평)과 새로 추가될 2개의 LCD 라인을 생산기반으로 해 대기업과 협력업체가 LCD(박막액정표시장치) 산업을 중심으로 주택, 교육, 의료시설 및 각종 편의시설 등을 고루 갖춘 자족형 기업도시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탕정 기업도시에는 반도체, 통신기기, 방송장비, 영상 및 음향기기 업종이 유치되고, 1만1천414가구의 아파트와 초등학교 4곳, 중학교 2곳, 고등학교(특목고 포함) 2곳, 도로 20개 노선, 공원 5곳, 녹지 12곳, 하천 2곳이 건설될 예정이다.
▲LG의 경기도 파주 기업도시
경기도 파주시도 올해부터 향후 10년간 25조원이 투입되는 LG필립스LCD(100만평 규모) 단지 건설을 계기로 LG필립스LCD와 협력업체들을 중심으로 한 '기업도시' 건설을 추진할 방침을 세웠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삼성이 기업도시를 건설하기 위해 들러리를 세운 것이 아니냐는 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포스코의 포항 기업도시
이미 포스코를 중심으로 한 기업도시의 형태를 띠고 있는 포항 역시 새로운 첨단산업 중심의 기업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계획을 제시했다.
포항은 포스코를 중심으로 포항공대와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주거와 복지.교육시설이 잘 갖추어진 지곡단지가 있지만, 여기에다 의료시설을 강화하고 대구.경북의 관문역할을 할 신항만의 배후단지 180만평에 첨단산업을 유치하는 한편, 포항테크노파크 2차 개발 예정지 87만평에 첨단생태산업과 외국인 전용 주거지역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기존의 도시개발은 중앙정부나 지방정부에서 주거, 복지, 교육 등의 기반시설을 갖추어 주는 것이 관례였으나 기업도시의 경우 기업이 중심이 되어 도시개발을 추진하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라며 "포항이 기업도시가 될 수 있다면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는 기업도시 가능할까
"다른 지역은 기업도시가 거론되고 있는데 아직까지 대구시는 기업들의 개별 애로 청취차원에 머물고 있어서 되겠습니까?" "경기도 등지에서 기업을 옮겨오기만 하면 모든 지원을 다 해주겠다고 유혹(?)하는데 참기 어렵습니다.
대구와 너무 비교됩니다". "고향인 대구가 잘되고, 대구에서 기업하기 좋은 도시, 더 나아가 기업도시가 조성된다면 그보다 더 좋을 수는 없지요".
다른 도시들의 발빠른 발전전략과 유망 기업 빼오기가 난무하고 있는 것과 관련, 지역 기업인들은 현재 개별기업을 방문해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해결해줌으로써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만들겠다는 대구시의 전략에도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업도시'의 경우 배후에 대도시를 둔 중.소 도시들이 새로운 핵심기업을 유치함으로써 그 기업과 협력업체를 중심으로 새로운 신도시를 건설하는 개념임을 감안할 때, 대구의 발전전략은 대구권의 발전전략으로 확대되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인구 250만명이 넘는 대구시 자체를 '기업도시'로 개발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대구 근교의 달성 현풍, 고령, 성주나 칠곡 등 배후지역에 핵심기업을 유치, 기업도시로 발전시키면서 대구시는 도시인프라를 활용해 R&D(연구.개발), 인력양성 및 공급, 금융 등을 지원하는 산업기술기반 도시의 역할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대구가 성장하는 미래 도시가 되고, 기업도시화하려는 데 중추역할을 할 주체는 대기업이다.
그러나 지역에 오려는 대기업은 현재까지 하나도 없다.
결국 어떤 대기업을 끌어올 수 있고, 어떤 대기업이 지역의 성장 잠재력을 최대화할 수 있는지 파악하고 그 기업유치를 성사시키는 데 모든 노력을 다 기울여야 한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대구권 발전전략과 관련해 최근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주목을 받고 있는 유기EL 분야가 관심을 끌고 있는데, 유기EL 분야에서 세계 정상을 다투고 있는 삼성SDI의 대구권 유치는 유기EL 클러스터 형성이라는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며 "행정구역이라는 관료적, 정치적 장애에서 벗어나 기업이 원한다면 지역이 힘을 모아 대구권 어디에라도 유치될 수 있도록 힘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정출.석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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