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산상가는 비교적 이른 시간인 오전 10시만 되면 쇼핑객이 몰려들어 시간이 갈수록 늘어난다.
700여개 점포가 입점해있는 동산상가는 지하 그릇 가게, 1층 출산준비물을 포함한 아동용품, 2층 30대 후반부터 이용할 수 있는 숙녀복, 3층 10~20대 여성복 매장이 입점해있다.
유모차를 끌거나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나오는 젊은 주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1층 매장은 IMF 이전만 해도 이불 가게와 숙녀복 가게가 대부분이었고 아동복 매장은 4,5개에 불과했다.
당시 동산상가 1층은 지나친 호객행위로 고객들이 외면했다.
그러던 중 IMF로 빈 점포가 생기자 아동복 매장들이 모여들기 시작, 지금은 70여 아동 매장이 집중돼 있다.
아동복, 아동용 액세서리, 어린이 양말과 모자 등 자녀용품에 관한 한 원스톱 쇼핑이 가능해져 젊은 주부들의 주요 쇼핑지로 자리잡았다.
최근에도 아동용품점이 10여개나 늘 정도로 인기 쇼핑처이다.
동산상가가 할인점 폭풍과 전문점 공세를 물리치고 아동용품 쇼핑가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것은 가격.품질 경쟁력을 갖춘데다 상인들도 세대교체되어 젊은 소비자들과 대화가 통하기 때문이다.
◇ 세대교체 성공
동산상가 700여개 점포 가운데 세대교체를 이룬 점포는 80% 이상이다.
전체 상가 가운데 15~20%는 1세대 상인들의 자녀가 가게를 이어받아 '대물림 장사'를 하고 있다.
자녀들은 나가서 창업하는 것보다 동산상가가 훨씬 더 '돈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3년전 직장생활을 끝내고 언니 셋과 함께 아버지 장사를 물려받은 윤혜정(26)씨는 "가족끼리 하니까 직장생활보다 마음이 훨씬 편하고, 아동복인만큼 제품을 고르는 눈도 아버지보다 우리가 더 유리하다"고 말했다.
제2세대들의 진출은 동산상가에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었다.
미술 관련 학과를 졸업하고 부모님 가게를 물려받은 '오렌지'(3층) 매장 최광재 사장은 장사를 시작하면서 점포를 리모델링, '촌스러운 시장 브랜드' 이미지를 탈피하고 고급화에 성공했다.
이런 고급 인테리어는 인근 점포들도 이미 벤치마킹, 동산상가를 찾는 소비자들은 "아니, 여기도 장난 아니네. 저 인테리어 좀 봐!"라고 감탄을 연발할 정도이다.
◇ 자신만의 브랜드를 살려라
동산상가에는 자신만의 브랜드로 상품을 디자인, 봉제, 생산까지 담당하는 점포도 있다.
2층 여성복 매장 '달빛'이 그렇다.
달빛 제품은 바느질과 소재가 좋다고 이미 알려졌다.
권봉자(49.여)씨는 "물건 떼러 서울까지 가기 힘들어 개성있는 제품을 직접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소니아'도 4년째 여성 의류를 제작.판매하고 있다.
감각을 높이기 위해 해외 시장의 흐름도 놓치지 않는다.
선경수예 박대규 사장은 트랜드를 파악하기 위해 일년에 몇차례 해외 시장에 나간다.
윤종식 동산상가 번영회장은 "동산상가에 쇼콜라, 우리두리, 포토메리언 등 백화점에서 볼 수 있는 고급 브랜드들이 많이 입점해있어, 제품 경쟁력까지 있다"면서 "젊은 고객 확보가 시장의 생명력을 지속시키고 발전시키는 가장 중요한 요소인만큼 그들의 맘에 들때까지 변화를 계속, 고객 유인요소를 갖춰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세정기자 beacon@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우리 아기가 태어났어요]신세계병원 덕담
'이재명 선거법' 전원합의체, 이례적 속도에…민주 "걱정된다"
"하루 32톤 사용"…윤 전 대통령 관저 수돗물 논란, 진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