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어에 얼마나 노출되느냐 성패 관건

영어 학습의 보편적 과정을 공식화한다면 immersion(노출) + repetition(반복) + applying(적용) = adoption(습득) 쯤으로 표현할 수 있다.

새로운 내용이 용이하게 소개되고, 소개된 내용을 반복 훈련하여 낯설지 않게 한 다음, 어떻게 적용하는지에 대한 감각까지 완성시키고 나야 비로소 그 내용을 내 것으로 완전히 습득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영어를 가르치는 방법은 기관이나 강사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그러나 원론적으로 따진다면 결국 이상적인 영어교육 환경이란 비영어권인 우리나라에서 얼마나 비슷하게 영어권 국가의 환경을 제공하느냐 하는 것이다.

노출과 반복, 적용에 대한 아이디어와 컨텐츠 역시 이 같은 전제에서 따져봐야 한다.

이 중에서도 그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보편화한 반복학습에 요구되는 아이디어와 컨텐츠는 특히 중요하게 인식돼야 한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영어 학습 방법들을 살펴봐도 반복학습의 원리는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우리나라 환경에서는 하루 24시간 영어에 노출돼 자연스럽게 습득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어떻게든 인위적으로 반복해 언어의 저장고(batch)에 담아야 하는 것이다.

반복학습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전개 방식과 동기 부여다.

전개 방식에 새로움이 결여됐거나 적절한 동기 부여가 되지 않는다면 학생들은 이내 생각 없는 앵무새가 되고 만다.

학습 매저리즘에 빠지는 것이다.

학교나 학원 수업시간에 이루어지는 반복 학습 외에 혼자서 하는 숙제도 결국 반복학습의 범주에 들어간다.

따라서 숙제도 반복학습이 갖는 목적과 장점을 충분히 고려해 학생의 입장에서 제시돼야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유치원생이나 초등학교 저학년생 자녀를 둔 학부모 가운데는 반복학습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는 경우가 적잖다.

충분히 타당성 있는 주장이다.

맹목적인 반복학습이 아니라 자발적 참여를 끌어낼 수 있는 반복학습, 학습계획과 목표에 적합한 반복학습이 돼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자발적인 참여, 스스로의 흥미로 인해 이루어지는 repetition이야말로 반복학습의 가장 모범적인 형태다.

횟수와 상관없이 빠르고 효율적인 adoption(습득)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학생 스스로 applying(적용)이 된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순간 영어 학습은 재미가 넘치고, 가까이 할수록 빠져드는 마법이 되는 것이다.

반복학습이 못마땅한 학부모라고 해도 반복학습의 이 같은 효과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

반복학습은 비영어권 국가의 학생들에게는 피해갈 수 없는 노릇이다.

성공적인 영어 학습은 바로 반복학습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어떻게 학생들의 학습을 효과적으로 이끌어가느냐에 달려 있는 셈이다.

학부모들은 흔히 자녀의 영어 학습에서 가장 비중 있는 항목은 '강사의 자질'이라고 여기는 경향이 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자녀의 영어 학습 목표가 단지 점수따기를 위한 것이 아니라면 이런 학부모들의 생각은 좀 달라질 필요가 있다.

아무리 영어를 잘 구사하고 능력이 있다고 해도 맡기기만 하면 원어민 수준의 영어를 완벽하게 척척 구사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강사는 존재하지 않는다.

학습방법, 특히 반복학습의 컨텐츠에 대해 학부모들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도움말:김도경(세인트폴 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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