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원자재값 급등...기업들 '원가 공포'

최근의 국제 원자재가격 급등으로 산업현장에 '원가(源價)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더욱이 금융권 대출 애로를 겪고 있는 기업도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조사돼 원가급등과 대출난 등 '겹고통'을 느끼는 기업들이 폭증하고 있다.

대구상공회의소가 대구지역 기업체 200개를 대상으로 지난해 2/4분기부터 올 2/4분기까지 5분기 동안의 '분기별 기업경기전망'을 분석한 결과, 올 2/4분기에는 '원가부문' 애로가 처음으로 '매출부문' 애로를 제치고 지역 기업들의 가장 큰 경영 애로요인으로 떠올랐다.

원가부문 애로는 지난해 3/4분기 18.1%에서 출발, 같은해 4/4분기 18.4%를 거쳐 올 1/4분기 25.8%로 급등하더니 2/4분기엔 44.3%까지 늘어 30%대를 기록한 매출 부문 애로를 앞섰다.

원가부문 애로가 커지고 있는 것은 원자재 가격 급등 때문으로 올 2/4분기에는 원가부문에서 원자재 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치가 76.6%를 나타내 지난해 4/4분기(56%)에 비해 20%p이상 급증했다.

또 지난해 2/4분기 13.7%에 불과하던 금융권 대출 애로 비율이 올 2/4분기에는 26.6%로 2배 가량 급등, '돈가뭄'을 느끼는 기업도 늘어나고 있다.

대구상의는 "기업들이 원자재 가격 급등에도 불구, 납품단가는 올리지 못해 원가 압박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며 "카드사 부실과 신용불량자 양산에 따라 금융권 돈 구하는 것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섬유업종만은 원가부문 애로보다는 매출 부문 애로가 더 큰 것으로 조사돼 섬유 업체의 심각한 '일감 부족'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섬유 제조업의 경우, 다른 업종과 똑같은 원자재가 폭등 현상을 겪고 있지만 2/4분기 '원가부문' 애로는 20%에 그쳤고 '매출 부문' 애로는 지난해부터 5분기 연속 50∼60%대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

대구상의는 이와 관련, 섬유업종도 다른 업종처럼 원가 압력을 느끼고 있지만 이보다는 매출 부진이 더 큰 고통으로 느껴질만큼 매출 저조 현상이 심각하다고 풀이했다.

대구상의는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외생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생산성 향상'외에는 다른 길이 없다며 기업들이 체질 강화 속도를 높여야한다고 했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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