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동영-박근혜 만남 "손 잡을까?"

내달초 여야 대표회담 의제·전망

다음달초로 예정된 열린우리당 정동영(鄭東泳) 의장과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의 만남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총선 후 첫 대표회담이라는 점에서 향후 정국의 기상도를 예측케하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회담 전망은 밝은 편이다.

대표회담의 성사를 가로막아왔던 노무현 대통령 탄핵철회 문제를 의제에서 제외시키기로 했기 때문이다.

열린우리당은 그동안 탄핵철회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대표회담을 열자고 요구해왔고 한나라당은 이 문제를 가지고는 대표회담에 응할 수 없다고 맞서왔다.

정 의장이 탄핵문제를 의제에서 제외한 데는 총선에서 과반의석을 달성해 탄핵이 정치적으로 무효화됐으며 헌법재판소의 심판도 열린우리당이 희망하는 방향으로 날 것이란 판단이 깔려있다.

한나라당으로서도 부담없이 회담에 응할 수 있게 됐다.

따라서 이번 대표회담에서는 경제살리기 등 민생대책과 정치개혁이 주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총선기간 중 양당이 국민들에게 약속했던 '상생(相生)'의 정치 구현을 위한 화해무드 조성에도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정 의장은 "국민소환제와 불법자금 환수, 재래시장 육성, 연기금 관리, 고령사회대책 등을 원내에서 다루는 것은 물론 (여야가) 같이 얻고 같이 승리하는 '윈윈' 정치의 첫 그림을 만드는 일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진영(陳永) 대표비서실장도 "박 대표는 그동안 여러차례 정치문화를 업그레이드하는 문제와 경제살리기, 민생살리기를 하겠다고 한 만큼 그런 차원에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한나라당은 이와 함께 16대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한 민생법안을 17대 국회에서 정부나 의원입법 형식으로 조속히 처리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이를 위해 여야정 3자 협의회를 활성화하는 한편 양당이 총선에서 제시한 공약 가운데 공통된 부문에 대해서는 여야 공동입법 형식으로 조속히 처리하자고 제안할 계획이다.

남북국회회담 등 국회차원의 남북교류 문제도 의제에 포함될 가능성도 있다.

이같은 점들을 종합할 때 이번 회담은 정치적으로 예민한 사안은 제외하고 양당이 쉽게 의견의 일치를 볼 수 있는 사안에 논의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양당 모두 구체적인 합의 도출은 예측하기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개별사안에 대한 미시적 접근보다는 민생과 정치개혁을 위한 원칙적 합의와 협력을 다짐하는 정도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대선자금 출구조사 문제, 의제에서 제외하기로 했지만 여전히 뜨거운 감자인 탄핵의 정당성 여부 등이 걸려있어 회담 분위기가 예상처럼 밝은 것만은 아니다.

여기에다 양당이 이번 회담을 통해 향후 정국 주도권을 확실히 쥐겠다는 전략도 가다듬고 있어 치열한 논리싸움도 예상되고 있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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