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과 냉대도 정복할 수 있어요'.
지난 22일 오후 불편한 몸을 이끌고 달성군 유가면 비슬산 정상에 오른 장애인들과 학부모 및 자원봉사자들은 '만세'를 부르며 서로 얼싸안고 눈물을 흘렸다.
혼자서는 거동조차 어려운 지체부자유 학생들과 정신장애인들이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을 받긴 했지만 해발 1천m가 넘는 비슬산 정상에 오른 데 성공한 것.
장애인의 날(20일)을 기념, 남산기독교종합사회복지관(관장 변창식)이 주관하고 동부 및 서부교육청이 협력하여 제일, 침산, 동도 등 7개 중학교의 특수학급 장애학생 60여명과 일반 장애인 20여명은 이날 오전 비슬산 입구를 출발, 2시간30분만에 정상에 도착했다.
정상인이 1시간30분이면 오를 수 있는 거리지만 이들에게는 수없이 넘어지고 쓰러지는 역경을 이겨낸 멀고도 험한 길이었다.
교통사고로 23세 때 두다리를 못쓰게 돼 휠체어를 탄 채 정상정복에 성공한 심영미(38.여)씨는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을 받았지만 출발할 때까지만 해도 정상에 선다고는 생각도 못했다"며 "이제 더 험한 산도 오를 수 있을 것 같다"며 기쁨의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균형 감각이 없어 비탈진 곳을 기다시피해 오른 서성태(14.침산중2년)군은 "태어나서 가장 높은 곳에 올라왔다"며 "이제 어떤 일이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으며, 자폐증으로 평소에 말을 거의 하지 않는다는 윤휘령(15.동도중3년)군도 연신 콧노래를 불렀다.
행사를 준비한 남산기독교복지관 박성훤 팀장은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과 걱정이 많았는데 막상 행사에 참가한 장애인들이 한명의 낙오도 없이 정상에 올랐다"며 "앞으로 이런 기회를 계속 제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모임에 참가한 일부는 올 가을에 지리산 천왕봉 등정에도 나선다.
최창희기자 cc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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