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평안북도 용천역 폭발사고의 참상이 속속 공개되자 대구.경북에 살고 있는 용천 출신 탈북.월남자들은 충격에 휩싸인 채 고향에 두고 온 가족.친지의 안부를 걱정하며 밤잠을 설치고 있다.
또 일부 탈북자 출신들은 삼삼오오 모여 언론의 참사 보도를 지켜보면서 한숨을 내쉬었고, 고향을 도울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머리를 맞대기도 했다.
지난 97년 고향인 평북 용천군을 떠나 중국을 떠돌다 지난해 대구에 정착한 김혜정(32.여)씨는 "신문.방송이 전하는 참사 소식에 안타깝고 가슴 아프다"면서 "아직도 고향에 계실 삼촌 가족의 안부가 걱정되지만 마땅히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어 가슴이 미어진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폭발사고 현장인 용천역에 인접한 내중리에 살다가 6.25전쟁 당시 월남, 대구에 정착했다는 이동기(72)할아버지도 북에 두고 온 부모와 동생들 걱정에 며칠째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있다.
"전쟁을 피해 남으로 내려온 것이 가족들과 영원한 이별이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는 이씨는 "이번 사고로 북에 남겨진 가족들이 피해를 입지 않기를 매일 기도하고 있다"며 이산의 한(恨)과 걱정이 섞인 눈물을 흘렸다.
박성현(74) 할아버지도 "아직도 반세기전 떠나온 고향 산천이 눈앞에 선한데 폭탄을 맞은 듯한 고향의 모습을 접하고는 가슴이 찢어졌다"며 "하루빨리 아름다운 옛 모습을 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북도민 연합회 대구지부는 27일 오후 모임을 갖고 폭발사고로 엄청난 피해를 당한 북한 동포를 돕기위해 성금모금 등 적극적인 지원활동에 나서기로 했다.
김영현 연합회장은 "고향사람들이 참사의 아픔을 하루빨리 딛고 일어서기 바란다"며 "연합회도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 용천주민 돕기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최창희기자 cc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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