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천역에서 발생한 열차폭발 참사로 지금 북한은 일반 의약품은 물론 붕대, 주사기마저 태부족이다.
대한적십자사 방북의료지원단으로 사고 당시 평양에 머물렀던 전국지방공사의료원연합회 신현수(申鉉洙. 64. 안동의료원장) 회장은 북한의 열악한 의료계 상황을 전했다.
신 회장은 "북한이 대한적십자사 관계자들을 공식 초청한 것은 분단 이후 처음"이라며 "붕괴되다시피한 북한 의료시스템 재건을 위해 우리 도움이 절실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신 회장 일행은 먼저 북한 내 최고 수준의 병원인 조선적십자병원을 둘러보았다.
"장비와 시설 수준이 믿기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X선 촬영기는 71년산 일본제품, CT 촬영기는 90년산, 수술용 마취기는 60년대 제품, 기초적인 항생제도 부족했어요. 한마디로 우리나라 60년대 후반에서 70년대 초반 수준이었습니다".
회담 2일째 협상에서 북측 의료계 관계자들은 대대적 지원을 애절하게 호소했다.
약 400억원이 들어가는 '심장센터' 건설 지원건이 핵심 안건이었다.
그러나 재원확보 문제 등으로 확답할 상황이 아니었다.
기초 의료시설과 약품지원이 우선으로 보였다.
"북측 관계자들은 우리 의견에 다소 실망한 듯했습니다.
그러나 곧 우리측 제의를 수용했어요. 복강경 수술장비와 CT촬영기, 약품 등을 받기로 했습니다.
여건이 허락하면 더 많은 지원을 해달라는 부탁도 빼놓지 않았어요. 그들은 더이상 숨기거나 체면을 내세우지도 않았습니다.
사정이 그만큼 절박하다는 것이지요".
신 회장은 "이른 시일 내 지원안을 결정하기 위해 오는 30일 전국지방공사 의료원연합회 이사회를 열어 구체적인 지원방안을 논의할 예정" 이라고 말했다.
2년전 북측에 제안한 남측의료진의 판문점 이북 상주진료소 설립 건도 이번 방문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남.북의료 협력에 물꼬가 터질 것으로 기대된다.
신 회장은 "북한 의료실상이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는다"면서 "의료인의 한 사람으로서 당장이라도 용천 열차사고 현장을 찾아 돕고 싶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비쳤다.
안동.정경구기자 jkgo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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