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코노피플-이스텔즈시스템 서두칠 대표

1997년말 국내 중견 유리 생산업체 ㅎ사(社)는 IMF를 맞아 최대 경영위기에 직면했다.

적자누적은 자본금의 200%에 달했고, 부채비율은 1천114%의 천문학적 수치를 기록했다.

77일간의 파업은 이런 회사 사정을 더욱 악화시켰다.

세계적 경영진단 회사들이 이구동성으로 외친 'Cannot survive(더이상 살아남을 수 없다)'는 너무도 당연한 결과였다.

하지만 대(大)기적은 일어났다.

서두칠 (주)이스텔즈시스템 대표가 신임 사장으로 부임한 이후 1천114%에 달했던 기록적 부채는 단 4년만에 23%로 줄었고, 3천480억원에 달했던 차입금은 50억원으로 급감했다.

2천377억원이었던 매출액은 3천89억원으로 급증했다.

국내 경영혁신의 선구자로 잘 알려져 있는 서두칠 대표는 27일 대구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제 2차 대구섬유CEO 포럼에 주제강연자로 나서 이 믿을 수 없는 기적의 비결을 낱낱이 공개했다.

지역 섬유 대표들은 토씨 하나 놓치지 않고 서 대표의 강연에 귀를 기울였다.

CEO의 솔선수범과 열린경영. 해답은 멀리 있지 않았다.

그러나 이 간단한 실천은 상상을 초월하는 각고의 노력을 의미한다.

서 대표는 새벽 4시 50분에 기상해 다음날 새벽 3시까지 사원들과 만났다.

16평 아파트에서의 자취생활, 365일 한결같은 강행군은 직원들의 신뢰를 쌓아갔고, 단 한 명의 감원도 없는 인력구조조정은 일하는 조직문화를 창출했다.

서 대표는 또 97년 12월부터 2001년 2월까지 사장 재임기간 동안 무려 120회나 경영설명회를 통해 임직원 모두에게 경영자와 똑같은 정보를 제공했다.

모든 직원들이 경영자처럼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기 위해서다.

"경영혁신과정에서 첨단업종은 성공하고 굴뚝기업은 실패한다는 생각은 일반인들의 가장 큰 편견입니다.

현재의 기업을 얼마나 적절하고 올바르게 경영하느냐가 경영혁신의 기초라는 사실을 절대 잊지 마세요".

서두칠 대표가 던진 마지막 화두는 사양산업이라는 오명에 활기를 잃고 있는 지역 섬유 CEO들에게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용기와 희망을 불어넣었다.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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