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우리 갈 길을 우리가 개척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제 17대 총선에서 대구는 적잖은 대구시 공무원들이 기대한 것과는 달리 한나라당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났다.
이후 26일 대구시와 한나라당의 첫 당.정 협의가 열렸다.
이를 지켜본 대구시 공무원들은 대부분이 이같은 각오를 보였다.
소위 '싹쓸이' 선거바람의 폐해를 놓고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었던 공직자들은 시민들의 표심이 여전히 '철옹성'처럼 비한나라당에 대해 빗장을 열지 않은데 대해 섭섭함을 떨쳐 버리지 못하면서, '이제 스스로 살길을 개척하자'며 다짐하고 있는 것이다.
각종 선거때마다 일방적 승리를 거둔 한나라당과 비록 첫 당정모임을 갖기는 했지만 공무원들이 한나라당에 거는 기대는 그다지 크지 않은 듯했다.
예전에 상당수 당선자들이 보여주었던 좋지 않던 전례에 미뤄 보거나 일부 당선자들의 전력 등을 감안할 때 '역시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적잖은 공직자들이 스스럼없이 말하고 있다.
대구시 한 간부는 "시들이 특정당에 몰아준 표의 결과에 대해 우리 모두 상당한 대가를 치를 각오를 할 필요가 있다"면서 "공직자들도 윗선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안일한 자세에서 탈피, 이제는 황야에 외롭게 버려진 신세임을 스스로 깨우쳐 살길을 헤쳐 나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간부는 "다음 선거에 나타나 표를 부탁할 사람들보다, 오히려 다음을 기약하며 활동하는 사람이나 다른 지역의 선량들을 상대로 새 길을 개척하는 방법도 한번 생각해 볼 때"라며 "지역출신 당선자들에게 너무 기대는 것은 서로에게 부담일 것"이라는 독특한 해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대구시 공직사회의 이같은 특정당의 일방적 승리에 대해 대구의 공무원사회가 비판과 안타까운 심정을 보이는 데도 불구, 오는 6월5일 치러질 대구 동구청장과 북구청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려는 사람들은 여전히 특정당에 몰리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들에게는 오로지 승리의 깃발만 보이는 것일까.
총선 후유증에 대해 많은 말들이 나도는 가운데 치러지는 이번 보궐선거에서 시민들이 또다시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낼까 궁금하다.
oxe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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