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멀쩡한 수문 부수고 공사 따내

농촌 소하천 수문 보수공사를 수년동안 수의계약으로 독점하면서 부실 공사를 해 온 시공업체와 관계 공무원 유착 의혹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성주경찰서는 27일 수문 보수공사 업체 ㅈ산업(칠곡군) 대표 민모(57.대구시 북구 읍내동)씨 집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해 경리장부 등 관련 서류를 확보했다.

민씨는 경찰의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

ㅈ산업은 성주군내 60여개 수문 중 일부 수문을 고의로 파손하거나 부실 시공하면서 매년 5천여만원에 달하는 관급공사를 따낸 혐의를 받고있다.

경찰은 성주읍과 월항.수륜면 수문의 멀쩡한 지수판(止水板)을 고의로 뜯어낸 뒤 '보수공사' 현장으로 둔갑시키는 수법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파손 작업에 동원됐던 김모(56.칠곡군 동명면)씨는 "지수판을 파손할 때 민 사장이 현장을 지휘했으며 주변 주민들에게 적발될 것을 우려해 파손한 지 2, 3일만에 서둘러 보수했다"며 "일부 수문은 지수판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할 정도의 부실 시공도 있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ㅈ산업은 또 성주군 의뢰로 수문관리 실태 일제조사를 3년째 맡아 보수공사가 요구되는 수문을 '마음대로' 결정한 것으로 경찰은 밝혀냈다.

경찰 관계자는 "성주군은 ㅈ산업에 수문 일제조사와 시공 독점권까지 주었다"며 "관련 공무원들의 유착 여부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28일 성주군으로부터 관계 서류 일체를 넘겨받고 해당 공무원들을 소환했다.

성주군 관련 공무원들은 "전문성이 부족해 ㅈ산업에 수문 일제조사를 맡겼으며 장기간 수의계약을 한 것은 군내에 다른 업체가 없기 때문"이라며 "지수판 파손은 처음듣는 얘기"라고 주장했다.

성주.강병서기자 kbs@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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