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제 폐지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폐지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뿌리 깊은 남성 중심적 가부장제도가 실질적인 남녀평등의 실현을 가로막는 장애로 작용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반면 존치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가족 내에서 남녀의 역할이 다르므로, 남녀평등을 주장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이런 논쟁에서 벗어나 우리 사회를 오랫동안 받쳐 온 종가와 문중의 의미에 대해 되새겨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가까운 둔산동의 경주 최씨 종가를 방문해본다면 좋은 체험학습이 될 수 있다.
◇종가알기
종가는 부계친족집단으로서 맏이를 중시하는 장자 우선의 전통으로 불문율에 속한다.
이는 유교사회의 이념인 조상의 제사를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제도적 수단으로 조선 중기 이후부터 시작됐다.
종가는 크게 전체 부계 혈족을 대표하는 대종가와 고조부 이하의 소종가로 나누어진다.
◇둔산동 옻골 마을
둔산동 옻골 마을로도 잘 알려진 이곳은 현재 경주 최씨 칠계파의 후손들이 20여호 살고 있다.
대구 인근에선 가장 오래된 고가들로 380여년의 전통을 자랑하고 있다.
이곳의 종가는 백불고택으로도 불리는데 조선 영조 때 학자인 백불암 최흥원 선생의 종택이다.
전통가옥 외에도 호패, 고서, 임금의 교지, 각종 도장들이 유물로 내려온다.
◇눈여겨 봐야할 것들
△종가의 위치-종가는 마을의 가장 안쪽에 자리 잡고 있다.
자손들이 생겨서 분가를 할 경우 종가 아래쪽으로 집들이 생겨 자연히 종가는 마을 안쪽에 배치된다.
사랑채와 안채-유교사회의 오랜 관습인 남녀유별 이념에 따라 대부분 사랑채와 안채가 구분돼 있다.
△백불고택의 특징은 사랑채는 일자형이고 안채는 튼 ㅁ자로 구성되어있다.
사랑채는 남향으로 햇빛을 잘 받기 위한 전형적인 남부형 가옥구조이며 안채는 외부와의 단절을 효과적으로 이루기 위한 것으로 아녀자의 공간을 보호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
△재실-유교사회의 이념은 효. 조상 숭배를 최고의 덕목으로 삼은 반가에서는 재실을 두고 있다.
백불고택의 경우 사람이 살고 있는 공간보다 조상을 모신 재실의 공간이 더 크다.
재실은 살림집의 동쪽에 위치해 있는데, 이는 동쪽이 음양오행 중 양(陽)에 속한 것으로 그만큼 재실의 중요성을 잘 말해주고 있다.
보본당, 가묘, 별묘 등의 여러 재실이 있다.
가묘는 백불암 선생의 불천위 사당인 대묘로서 주택 안에서 조상의 위패를 모시고 제사를 모시는 곳이다.
보통 조상에 대한 제는 4대조만 지내지만 이곳 최씨 종가엔 임금이 특별히 4대조 이상의 조상에게도 제를 올리도록 허락한 불천위 제사를 모시고 있다.
또한 별묘는 4대조를 모시는 곳으로 이해하면 된다.
△그외-마을에 들어서면 여러 가지의 보호수와 회화나무들이 방문객을 반긴다.
마을 뒷산에는 거북같이 생긴 생구암이란 바위가 있는데 이 때문에 마을 입구에 연못이 만들어졌다.
찾아가는 길은 동촌비행장 동쪽 끝 담장을 따라 해안초등학교와 경부고속도로 다리 밑을 지나 10여분 가면 된다.
김경호(체험교육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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