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전문의들은 최근 사회 지도층 인사들의 잇단 자살에 대해 명예와 자존심이 심하게 실추됐거나 극도의 자책감을 견디지 못해 빚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지도층의 잇단 자살
29일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재직시 인사.납품 비리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던 박태영(63) 전남지사가 한강에 투신, 목숨을 끊었다.
지난달 11일에는 노무현 대통령의 친형 건평씨에게 인사청탁차 3천만원을 준 혐의로 검찰조사를 받았던 남상국(59) 전 대우건설 사장이 역시 한강에 투신 자살했으며 지난 2월4일에는 뇌물혐의로 부산구치소에 수감된 안상영(64) 부산시장이 스스로 목을 매 숨졌다.
지난해 8월에는 비자금 사건으로 검찰 수사를 받던 정몽헌 전 현대아산 회장이 투신 자살해 충격을 주기도 했다.
전문의들은 지도층 인사들의 자살은 검찰 수사와 언론 보도 등을 통해 그동안 지켜온 명예와 자존심이 순식간에 실추됨에 따라 비롯된 것으로 해석했다.
또 자신은 결백한데 공개적으로 부당한 취급을 받았다고 느낄 경우 스트레스나 우울증이 악화돼 자살을 선택할 수도 있다는 것.
정성훈 경북대병원 정신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자존심이 크게 상처받거나 죄책감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극단적으로 자살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며 "사회나 다른 사람들은 자살을 문제시하지만 정작 자살한 본인은 자살을 유일한 해결책으로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보복이나 복수 심리가 자살을 부를 수 있다는 이론도 있다.
다른 사람을 죽이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만 실행을 할 수 없어 자살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상운 대동병원 원장은 "자살의 가장 흔한 원인은 우울증이지만 주위 환경에 대한 복수를 위해 자살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의들은 지도층의 자살에 대해 정치적 해석이나 자살 동기에 정당성을 부여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도층의 자살은 일반인들에게 모방 자살을 유도할 정도로 사회적 영향이 크다고 경고했다.
◇자살의 빈도와 원인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8.5명으로 높은 편이다.
지난 2003년 대구에서는 546건의 자살사건이 발생해 2001년 487건에 비해 12%가 증가했다.
올들어 28일 현재까지는 174건이 발생했다.
자살은 인간의 10대 사망원인중 하나이며, 특히 20대와 30대의 사망원인 중 큰 비중을 차지한다.
채성수 열린마음열린병원 원장은 "자살의 가장 흔한 원인은 우울증인데 이런 경우 대부분 계획적인 자살을 하게 된다"며 "성격이 급하고 과격한 사람들이 순간적인 자극에 의해 충동적 자살을 선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자살을 하는 이유는 크게 사회학적, 심리적, 생리학적 원인으로 구분한다.
사회학적으로는 이기적 자살, 이타적 자살, 무통제적 자살로 나눠진다.
이기적 자살은 사람이 사회와 밀접한 관계를 맺지 못해 발생하며, 이타적 자살은 일본의 가미가제 자살처럼 개인이 사회와 너무 밀접했기 때문에 비롯된다.
무통제적 자살은 경제적 파탄이나 가치의 붕괴로 인해 너무 갑작스럽게 사회와 차단되기 때문에 빚어진다.
심리적 원인으로는 다른 사람에게 향한 분노가 갑자기 자신에게 돌아갈 때나 복수.징벌.희생 등의 심리, 조울증과 우울증 등 생리적 원인이 자살로 이어질 수 있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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