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EBS 수능강의 한달 학생 반응-도시 '시들' 농촌 '관심'

대도시 및 중도시 거주 학생들은 EBS 수능강의에 대해 시들한 반응을 보인 반면 농촌지역 학생들은 여전히 높은 관심을 보였다.

EBS 수능강의 실시 한 달을 맞아 본지 교육팀이 28일부터 3일 동안 대구.경북 20여개 고교 재학생들의 수능강의 관심도를 파악한 결과 대구.포항.구미.경주 등지의 학생들은 수능강의에 대한 의존도가 현저히 줄었다.

그러나 사교육 환경이 열악한 경북 농촌지역 학생들은 방송 초기와 마찬가지로 수능강의를 통해 학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거주 학생들의 수능강의 의존도가 떨어진 것은 강의시간이 개별 학습 때보다 훨씬 긴데다, 교실에서 대면 수업에 익숙한 학생들이 일방적 수업에 대해 지루함을 느끼고 궁금증을 바로 질문하지 못하는 데 따른 불만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울진.영양 등지 농촌 고교의 경우 사교육 시설 부재로 기댈 곳이라곤 수능강의밖에 없어 수능강의 의존도가 방송 초기와 마찬가지인 것으로 확인됐다.

영양의 한 고교 교사는 "사교육 시설이 열악한 지역이어서 수능강의에서 수능문제가 출제된다는 말에 학생은 물론 학부모들도 기대가 크다"며 "6월2일 시행되는 수능 모의평가에서 수능강의 문제가 얼마나 반영되느냐에 따라 학생과 학부모의 관심도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과목별로도 수능강의 시청률은 차이를 보였다.

언어 및 외국어 영역의 경우 비교적 방송수업 참여율이 높은 편이었으나 수학 등 학생이 직접 풀면서 고민해야 하는 과목은 시청률이 현저히 떨어졌다.

경주의 한 고교 교사는 "수학은 전체 학생의 3분의 1 정도만 수업을 듣는다"고 말했다.

또 포항의 한 교사도 "대부분 학생들이 수능강의 교재를 구입해 먼저 풀어보고 필요한 과목, 필요한 부분만 선택적으로 듣는다"며 "방송수업의 진도가 학생 개개인의 수준에 맞추지 못하는 데다 대면식 수업에 비해 활기가 떨어지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안동의 한 고교도 수능강의 이용 학생 수가 20~30% 가량 줄어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 고교 교사는 "수능강의 교재나 강사진은 우수한 것 같다" 면서도 "학습시간을 많이 빼앗겨 학생들이 교재만 구입해 개별적으로 학습하는 경향이 많다"고 말했다.

청도의 한 고교생은 "수능강의에 치중하자니 시간 낭비가 많다" 며 "수능강의는 안 보더라도 책은 사봐야 하니 경제적 시간적 부담만 늘었다"고 말했다.

조두진.최두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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