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가자지구 철수案 압도적 표차 부결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의 가자지구 철수

계획이 2일 실시된 리쿠드당 당원 투표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부결됐다고 이스라엘 T

V 방송들이 보도했다.

이스라엘의 3개 TV 방송의 출구 조사 결과, 가자지구 전체 유대인 정착촌과 요

르단강 서안의 4개 소규모 정착촌에서 철수하는 계획에 대한 리쿠드 당원투표에서

반대가 찬성 보다 12~14% 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채널 1 TV 의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2%가 철수계획에 반대한 반면 찬성은 38%에

불과했고 채널 10은 반대 58%, 찬성 42%, 채널 2는 반대 56%, 찬성 44%로 모두 반대

가 찬성보다 월등히 높았다.

이번 투표에는 19만3천여 리쿠드 당원 가운데 절반 이하가 참여, 낮은 투표율을

기록했으며 분석가들은 이날 가자지구에서 발생한 정착민 일가족 살해사건 때문에

반대의견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샤론 총리는 국내의 반대를 무릅쓰고 수개월간 추진해온 일방적 철수안이 집권

당 당원들의 공식 반대에 부딪힘에 따라 2001년 3월 취임 후 최대 정치 위기를 맞게

됐다.

샤론 총리는 당초 리쿠드 당원투표 결과를 자신에 대한 신임투표로 간주하겠다

고 밝혔으나 최근들어 패배를 예측한 듯 투표 결과를 존중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

다.

분석가들은 이번 당원 투표 결과에 따라 개각과 당내 분열, 조기 총선 등 정치

적 지각변동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샤론 총리의 최측근인 에후드 올메르트 부총리는 당원 투표결과와 상관없이 가

자지구 철수계획은 "유일한 선택"이라며 계속 추진할 것임을 밝혔다.

그는 투표가 끝난 뒤 채널 2 TV와 가진 회견에서 "우리는 철수안을 중단할 수

없으며 오히려 리쿠드당의 단합을 유지하면서 이 길을 계속 추진할 방도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샤론 총리는 이스라엘이 막대한 인명, 재정, 정치적 손실을 입지 않고 성서상의

팔레스타인 땅 전체를 통제할 수 없다는 현실을 깨달아야 한다며 일방적 분리안에

대한 당원들의 지지를 호소해왔다.

지지자들은 끊임없이 발생하는 유혈 폭력사태로 인해 가자지구 정착촌을 유지하

는데 한계에 도달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반면 반대론자들은 일방적 철수가 팔레스타

인 '테러리스트'들의 승리로 비쳐지고 테러공격이 더욱 격화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투표는 팔레스타인 무장대원 2명의 가자지구 정착촌 공격으로 이스라엘인

임신부와 딸 등 일가족 5명이 숨지는 참사 속에 진행됐다. 이스라엘군은 요르단강

서안 나블루스와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에 대한 보복 공격에 나섰다.

한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이스라엘에 대해 즉각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야세르 아라파트 자치정부 수반의 보좌관 나빌 아부 루다이나는 샤론총리의 철

수안이 리쿠드당 투표에서 부결됨에 따라 이스라엘 정부는 팔레스타인 대표와 즉각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사이브 에라카트 팔레스타인측 평화협상 수석대표는 미국이 리쿠드당 투표 결과

를 받아들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를 평화과정의 상대로 인정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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