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등대박물관 민간위탁...호미곶 개발 차질우려

국내 유일의 국립 등대박물관이 민간에 위탁 운영될 것으로 알려져 등대박물관과 연계한 호미곶 일대 관광개발에 차질이 우려된다.

6일 해양수산부와 포항시 등에 따르면 '작은 정부' 구현 방침에 따라 해양부 부속기관인 등대박물관의 운영권을 민간에 넘겨 해양부의 덩치를 줄이는 방안을 강구 중이라는 것.

이에 따라 해양부는 지난달 10일 등대박물관장을 본부로 전보한 뒤 20여일이 지나 뒤늦게 지난달 30일 새로 임명했지만 직급을 5급에서 6급으로 하향조정했다.

그러나 박물관 개관 이후 누적된 적자 때문에 선뜻 등대박물관을 운영할 민간 사업자가 나설지 의문인데다, 민간위탁 사업자가 선정되더라도 적자 보전을 위해 입장료를 대폭 올릴 것으로 예상돼 관람객들의 부담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포항시는 정부의 등대박물관 운영권 민간 위탁 방침이 전해지자 향후 정부 투자가 중단될 것으로 보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포항시는 지난 2일 열린 등대축제를 계기로 등대박물관과 호미곶을 연계한 관광개발 청사진을 마련하고 테마파크와 해양수족관을 건설할 계획이었다.

포항시 관계자는 "수익성 보다 공익성을 우선 해야 하는 국립박물관을 민간에 위탁, 운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해양부는 이와 관련 "당초 오는 2007년쯤 등대박물관을 아웃소싱하기로 했던 것을 조금 앞당긴 것"이라며 "민간 위탁을 하더라도 당분간 정부보조금을 지원하기 때문에 관람객들에게 부담이 전가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포항시와 시민들은 "정부 보조금을 지원한다면 굳이 아웃소싱할 필요가 없는 것 아니냐"며 "전국 유일의 등대박물관 운영을 민간에 떠넘기려는 이유를 도무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02년 4월 개관한 등대박물관은 전국에서 관광객들이 몰려 지금까지 40여만 명이 방문했으며 국내 박물관 중 관람객 수 3위를 차지하고 있다.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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