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고려호텔에서 열리고 있는 제14차 남북장관급회담이 벽두부터 난조를 보이고 있다.
북측이 전체회의 기조연설과 실무대표 접촉에서 한미합동군사훈련 중단과 이지스함의 동해배치 계획의 철회를 들고 나왔기 때문이다.
이 바람에 남북장성급 회담, 10차 이산가족 상봉, 남북경협 등 여타 현안에 대해서는 거의 논의를 못 하고 말았다.
북한이 해묵은 합동군사훈련 중단을 들고 나온 것은 남측의 장성급회담 요구에 쐐기를 박으려는 의도가 아닌가 풀이된다.
남북은 지난 2월 제13차 장관급회담에서 장성급회담 개최를 '애매하게' 합의했었다.
당시 북한 대표단은 군사문제에 대한 재량권이 없다는 이유로 회담 개최를 건의한다는 식으로 표현을 얼버무렸다.
이번 회담에서 남측의 합의이행 요구가 예상되자 "합동군사훈련을 중지하면 군사당국간 회담을 열 수 있다"는 전제를 붙인 것이다.
북한은 이런 뒤집기 전술을 그만둬야 한다.
남북관계 발전은 군사적 긴장완화를 바탕으로 한다.
안보상의 신뢰가 마련되지 않으면 어떤 남북관계도 영속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없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하거나 실전배치 하면서 우리의 합동군사훈련을 문제삼는다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 이야기다.
남북의 긴장을 확대시키고 있는 쪽은 남이 아니라 북이다.
이지스함의 동해 배치계획도 군사적 긴장요인이라는 단선적 시각으로 파악해서는 안 된다.
우리로서는 교역 통상로의 확보라는 중대한 국익과 연결된 문제다.
국가경제의 61%를 대외교역에 의존하면서도 해상통로는 미국.일본 등의 군사력에 의존하고 있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이지스함 배치는 그런 국가경영의 일환으로 마련된 계획이다.
북한은 이점 냉철하게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남북장성급 회담 개최 약속은 반드시 이행돼야 한다.
남북이 진전된 협조관계를 이루려면 군사적 신뢰관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동안의 교류를 바탕으로 군사적 긴장완화를 적극 모색할 때가 된 것이다.
북한 당국의 성의 있는 대응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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