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자위원석-여성 '객체'아닌 '주체'적 접근을

지역신문이 지역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길은 새로운 문화코드를 통해 사회적 담론을 주도하는 것이다.

지역의 대표신문으로서 매일신문은 지역민들을 올바른 사회적 담론의 장으로 이끌고 있는가? 이 물음 속에 지역신문에 대한 평가 기준이 담겨있다고 생각한다.

연초부터 연재하고 있는 사회면 기획기사 '신부부'는 변해가는 가족문화에 대한 새로운 시각의 조명이라는 점에서 여성문제를 제대로 다룰 수 있는 주제로 보인다.

신부부에 대한 기획은 이제까지 남성중심의 가족문화가 여성으로 그 무게가 옮겨지고 있는 것에 대한 의식의 변화와 그에 따른 현명한 대처방안을 모색하는 시기적절한 주제를 다룬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하다.

그리고 양성의 성(性) 역할에 대한 기대를 다시 반성할 수 있게 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내용면에서 근원적이고 심층적인 서술도 있는 반면에 여성문제에 대한 주류담론에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접근조차 못한 부분도 발견할 수 있지만, 그 만큼의 지면할애는 매일신문의 여성문제에 대한 관심과 접근의욕을 볼 수 있게 하는 점이었다.

매일신문은 여성과 관련된 섹션이 특별히 정해져 있다.

이것은 매우 긍정적인 것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그러나 잘 들여다보면 여성을 생활과 연관시켜 다루겠다는 의도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여성 섹션을 생활 섹션과 함께 묶어 놓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여성 섹션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들은 집안 살림, 육아, 외모 가꾸는 일 등에만 치우쳐 있다.

그 내용들은 남성을 포함한 생활인 모두를 위해 중요한 것인데, 유독 여성만이 그와 관련된 일을 배려해야 하는 것 같은 가부장적인 성역할 고정관념을 떠오르게 한다.

현대의 사회문화적 코드를 갖기 위해서는 여성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요구된다.

오늘날 여성은 비전문적 지혜가 요구되는 일상생활에서나 주인이 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 정치.경제.사회.문화 각 분야의 새로운 주체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신문은 사회적 담론의 장으로서 특별히 여성문제에 대해 올바른 인식이 이루어지도록 배려해야 한다.

그러나 매일신문의 기획기사 '신부부'에 구부부의 변이 소개되어 있어 그것이 여성문제를 종합적으로 바라보기 위한 중립적 의도로써 순수하게만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아무리 세태가 변해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려는듯 애매한 입장을 내보인다.

의미있는 여성문제에 대한 사회적 담론의 장에서 이런 식으로 나타나는 불명확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여성 섹션을 생활 섹션과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것과 사회면에서 다루어지는 여성관련 주제에 대한 젠더(Gender)관점의 접근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미원 경북대 인문학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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