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나 중국으로 여행해 본 사람이면 누구나 중국어나 일본어를 몰라도 漢字만 알면 어지간한 의사소통은 된다는 사실을 느꼈을 것이다.
한국과 중국, 일본 등은 표기 수단으로 漢字를 사용하는 한자문화권이기 때문이다.
물론 중국에서는 문맹률을 낮추기 위해 상용한자 6천700여자 중에서 2천200여자를 簡體字(간체자)라고 해서 한자를 간략화한 문자를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나머지 4천500여자는 우리와 같은 모양의 한자인 正體字(정체자)를 사용한다.
또한 간체자는 일정한 원칙에 따라 제정되었기 때문에 정체자를 아는 사람은 간체자를 배우는 것이 어렵지 않다.
일본은 우리의 경우와 같이 자국의 말과 함께 한자를 사용하고 있으며, 우리가 쓰는 한자와 뜻과 모양이 다른 글자는 210여자 정도이다.
이 또한 인명이나 지명 등 고유명사로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일본에서 사용하고 있는 한자는 우리와 공통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우리말 속에 들어 있는 한자 어휘가 대단히 많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 것이다.
이 가운데 중국, 일본과 같이 쓰이는 어휘 - 學校(학교), 圖書館(도서관), 國家(국가) - 가 절대 다수를 차지한다.
그러므로 한자를 알고 있으면 중국과 일본에서 쓰이는 많은 어휘를 따로 배우지 않아도 되는 셈이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고 있는 고사성어 가운데도 중국, 일본과 함께 사용하는 것들이 많다.
중국과 함께 사용하는 것만 해도 270여 가지나 된다.
刻舟求劍(각주구검), 管鮑之交(관포지교), 九牛一毛(구우일모), 口蜜腹劍(구밀복검), 大器晩成(대기만성), 背水陣(배수진), 百發百中(백발백중), 百聞不如一見(백문불여일견), 四面楚歌(사면초가), 脣亡齒寒(순망치한), 五十步笑百步(오십보소백보), 五里霧中(오리무중), 臥薪嘗膽(와신상담), 一擧兩得(일거양득), 一網打盡(일망타진), 井底之蛙(정저지와), 天高馬肥(천고마비), 狐假虎威(호가호위), 畵龍點睛(화룡점정), 畵蛇添足(화사첨족) 등은 쉽게 들을 수 있는 예다.
우리나라의 경우 중국, 일본 등에 비해 한자 교육에 소홀하다.
이들 국가는 초등학교 때부터 한자 교육을 시작하지만 우리는 중.고교에서마저 선택 교과로 정해둔 상태이다.
한자문화권인 동북아시아가 세계의 중심이 돼 가고 있는 현실에 비춰 한시바삐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많다.
국어교육과 한자교육을 단순 비교해 중요성을 따지는 것은 오늘날의 현실에 비춰볼 때 큰 의미를 갖기 힘들다.
오늘날 우리 교육에서 커다란 화두가 돼 버린 영어 교육이 단순히 언어로 사용되는 도구로서의 성격을 갖는 데 비해 한자는 아시아의 역사와 철학, 정치와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열쇠로서의 성격도 갖고 있다.
한자가 갖는 영향력이 영어보다 더 크다는 주장은 바로 이런 데서 연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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