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달성(達城) 토성

동물원으로 알려진 대구 달성공원. 하지만 이곳이 초기 성곽의 한 형태인 토성이 자리잡고 있는 성터라는 사실을 아는 이는 드물다.

그도 그럴 것이 나무로 둘러싸여 있다 보니 성벽은 시민들에게 동물원의 울타리쯤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토성을 안내하는 표지판도 찾기 힘들다.

하지만 토성에 올라 한바퀴 돌며 주위를 찬찬히 둘러본다면 성을 쌓고 살았던 옛 사람들의 생활을 상상해볼 수도 있다.

억지로 토성을 찾지 않더라도 동물원 가는 참에 토성에 올라 산책도 할 겸 과거를 되새겨보는 역사 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좋다.

◇토성 오르기

공원 정문에 들어서면 오른쪽에 토성 가는 길을 알리는 작은 안내판이 하나 있다.

물론 공원을 돌다보면 여기저기에서 토성으로 오르는 길이 나 있지만 이왕이면 토성의 시작 지점부터 출발해보자.

달성이 대구의 옛 부족국가였던 달구벌의 근거지로 우리나라 성곽 발달 사상 가장 이른 시기에 축성된 성곽 중 하나라는 사실을 머릿속에 넣어둔다면 토성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나침반과 스케치북, 필기 도구 등도 챙겨간다면 눈으로 보고 그치는 데서 벗어나 체험학습으로 연결시킬 수도 있다.

정문에서 오른쪽으로 30여m 가다보면 사슴사 뒤쪽으로 관풍루가 나온다.

여기를 토성의 시작점으로 보면 된다.

◇토성 살펴보기

토성에 막상 올라도 산책로 정도로 보인다.

곳곳에 벤치가 있고 성 벽 안팎으로 나무들이 우거져 토성의 흔적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토성의 흔적을 따라가면서 예전의 토성 모습을 그려보자. 옛 사람들은 성을 쌓아 적군이 공격해오면 성 주변의 마을에 살던 주민들을 성안으로 피난시켜 적의 공격을 막아냈다.

늘 적의 동태를 살펴야 했기에 과거의 성벽은 지금처럼 울창한 나무로 덮이지 않았을 것이다.

당시 모습은 어떠했을까 상상해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토성의 전체 길이는 1.3km. 아이와 함께 한바퀴 도는데 30분이면 충분하다.

토성은 남북으로 480m, 동서로 380m의 말발굽 모양이다.

성벽의 높이는 5~12m. 성의 지세는 평지에 솟은 구릉지로 북서쪽이 높고, 남동쪽이 낮은 완만한 경사를 이루고 있다.

북쪽과 동쪽의 성벽은 하천에 의해 생긴 절벽을 이용했고, 남서쪽은 비산동과 내당동으로 연결되는 구릉을 차단하기 위해 흙으로 성벽을 쌓았다.

◇토성과 대구 역사

토성을 한 바퀴 돌아 끝자락에 이르면 향토역사관이 나온다.

이곳에는 대구의 역사, 민속, 생업과 관련된 유물자료와 선현들의 유품이 전시돼 있다.

달성 토성의 발견 당시 모습을 담은 사진도 볼 수 있다.

입구에 달성에 관한 자료집도 비치돼 있으니 자녀와 함께 이야기를 이어가기에 더없이 좋다.

달성은 신라.고려시대에는 관아로 이용됐고, 조선 초기까지 관아가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런 유적들은 발견할 수 없다.

일부에서는 선사시대 이래 대구지역에서 상당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던 달성에 동물원이 들어서 있어 사적지로서의 복원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도 좋은 학습이 된다.

◇마무리

체험이 끝났다면 일지를 작성해보자. 토성의 모습이 어땠는지 그려보고, 모래나 찰흙을 이용해 직접 토성을 쌓아보는 것도 좋은 공부가 된다.

또 토성을 둘러보면서 생겼던 궁금증들을 정리해보자.

1. 왜 성을 쌓았을까.

2. 토성은 어떻게 쌓아 올렸을까.

3. 달성 토성외에 대구지역에는 어떤 토성들이 있었을까.

4. 토성이외에는 어떤 형태의 성들이 있을까.

5. 관련 유적지들은 없을까. 최두성기자 dschoi@imaeil.com 진행:김경호 체험교육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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