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성미의 영화속 정신의학-뷰티풀 마인드(Beautiful mind)

이 영화는 10년 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존 내쉬라는 실존 인물에 대한 이야기다.

1928년 미국에서 출생한 그는 20대 초반에 MIT 교수가 된다.

그가 대학원 시절에 발표한 논문이 1994년에 노벨상의 영예를 안는다.

'제2의 아인슈타인'으로 불리던 천재는 불행히도 20대 후반부터 시작된 정신분열병으로 고통스런 일생을 걷게 된다.

정신분열병은 사람의 인지, 지각, 정서, 행동, 사회적 활동 등 여러 영역에 걸친 정신기능에 이상을 초래하는 뇌의 질환이다.

원래 내쉬는 혼자 있기를 좋아했다.

감정 변화가 없고, 친밀한 대인관계를 원하지 않는 성격이었다.

그가 미 국방부 연구원으로 발탁되면서, 점차 정신병적인 증상을 보이기 시작한다.

정신분열병의 발병에는 환경적 스트레스와 심리적 인자가 중요한 방아쇠 역할을 한다.

내쉬의 연구실에 낯선 사람이 접근한다.

미 국방부 비밀요원이 국가의 운명이 걸린 극비의 프로젝트를 내쉬에게 명령한다.

국가 기밀을 쥐게 된 내쉬는 항상 감시당한다.

내쉬의 신분을 알아낸 소련 스파이들이 그를 죽이려고 한다.

내쉬의 귓가엔 위협하는 목소리가 생생하게 들리고, 그 말소리의 지배를 받는다.

강의 도중에 갑자기 나가버리고, 길거리에서 혼잣말을 하거나, 욕을 한다.

그러나 내쉬가 두려움에 떨고 있는 이 상황은 현실이 아니었다.

과대 망상, 피해 망상, 환청 등의 정신병적 증상 속의 시나리오였다.

정신병적 증상은 환자에게 모두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자존심의 손상을 회복하려는 환자의 노력이 과대망상을 초래한다.

내쉬가 대학교수로 있을 때, 그를 흠모하던 제자 엘리샤의 끈질긴 구애로 둘은 결혼한다.

그러나 내쉬의 발병으로 이들 부부에게 위기가 닥친다.

내쉬는 교수 생활을 계속할 수 없었고, 무기력함과 재발이 반복되었다.

엘리샤는 뜻하지 않은 불행으로 기로에 놓인다.

결국 그녀는 결혼 생활의 고통을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남편을 자기 인생의 일부로 감싸안는다.

지루하고 소외된 투병 생활이 지속된다.

어둔한 걸음걸이, 기이한 행동, 연속되는 환각과 불안감. 부인은 퇴행하는 남편의 건강한 자아가 되어준다.

내쉬는 매일 도서관에서 책을 읽으며 정신병적인 세계를 이겨내려고 안간힘을 쓴다.

드디어 1994년 은발의 노신사 내쉬는 노벨상을 받게 되고, 대학으로 복귀한다.

40년만에 정신분열병을 극복한 셈이다.

어떤 원인에서 정신분열병이 생겼던 간에 환자는 개인적, 가족적, 사회적 환경에 처한 인간이므로 항상 환자 개개인의 특성에 따라 치료가 이뤄져야한다.

조속하고 안전하게 병을 치료하는 방법은 적절한 약물요법이다.

정신치료와 사회심리적인 치료를 병용하여 환자가 최상의 기능을 하도록 도와주는 것도 필요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가족들에 의한 따뜻한 사랑일 것이다.

사랑이 있는 한 절망적인 것은 없다.

내쉬 부부의 삶은 그 어떤 것보다 우리 모두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주고 있다.

마음과마음정신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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